Chris Choi

홀로 떠나는 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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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후 해외 출장을 위해 비행기에 오른 회수를 세어 보니 대략 스무 번 정도 되었다. 적지 않은 비행 중에 홀로 왕복 길에 오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항상 동료와 함께 출장 길에 올랐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미국 행은 혼자다. 비행기야 여러 번 타 본 것이라 크게 두려울 것이 없고, 미국도 일 년 반 여 머무른 적이 있기에 낯선 곳이 아니다. 그러나 혼자 오르는 길이기에 어쩌면 함께 가는 초행보다 더욱 긴장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미국으로 출장을 처음으로 떠나던 날이 생각난다. 사회 초년생 신입사원은 신이 났다. 부모님께 자랑도 하고, 머리 속에 미국 땅에 서 있는 자신을 그려 보기도 했다. 그런데 출발 직전부터 ‘삐걱삐걱’이었다. 현지 체류 주소도 미처 챙기지 않고, 서류를 빠뜨리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큰 사고 없이 출장을 마칠 수 있었는데, 선배들의 도움이 참으로 컸던 것 같다. 그런 내가, 선배들의 손에 이끌려 출장 길에 올랐던 내가 이제는 홀로 출장 길에 오른단다.

생각해 보니 출장은 물론이고, 나는 홀로 여행을 떠난 적도 없었다. 그것은 ‘여행’이란 단어에는 ‘함께’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믿는 나의 확고한 생각 때문일 것이다. 或者는 홀로 떠나는 여행이 때로 인생에 큰 의미가 될 수 있다고 하나, 아직까지 나는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원해서 홀로 떠나는 출장 길은 아니다. 허나 떠나야 하는 만큼, 담담히 떠나 보려 한다. 어쩌면 홀로 걷는 인생길 같은 홀로 걷는 여행 길을 살짝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지도 모르겠다.

 

Written on November 12th, 2010

홀로 떠나는 Atlanta 출장 길을 앞두고

Written by Chris Choi

January 19, 2013 at 10:38 pm

Posted in Global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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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혼자 떠나는 출장이 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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