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Choi's Blog

90년대의 새로운 부활, 서태지와 Quiet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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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서태지입니다. “난 알아요”가 세상을 흔들었던 중학교 1학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함 없이 서태지의 음악을 정말 좋아한다는 것은 부모님도 잘 알고 계실 정도입니다.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큰 돈을 썼던 것도 서태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서태지가 사용하는 기타는 아마도 고가로 Customize 된 제품이겠지만, 비슷한 모델이라도 갖고 싶었습니다. 마침 2005년에 미국에 갈 일이 있어서 2,000달러 가까이 되는 Electric Guitar를 구입했습니다.

90년대의 부활, 서태지와 Quiet Night_Image 1

[Image 1. 미국에서 구입한 Electric Guitar]

저는 꿈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만든 노래가 몇 곡 있는데, 부족하지만 제 마음이 담긴 노래를 서태지가 들어 주고 좋은 곡으로 편곡해 주는 것입니다.

[Video 1. 필자의 자작곡 “형아는”]

90년대의 부활, 서태지와 Quiet Night_Image 2

[Image 2. 서태지 밴드 전국 투어, “Quiet Night” 출처: seotaiji.com]

지난 12월 30일, 서태지 밴드 전국 투어의 첫 번째 콘서트가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열렸습니다. 이제 몇 시간씩 서 있기가 부담스러워 비록 스탠딩석 대신 지정석을 선택해야 할 나이가 되었지만, 현장의 뜨거운 열기는 온전히 느끼고 왔습니다.

[Video 2. “2014-2015 서태지 밴드 전국투어 콰이어트 나이트 “Quiet Night” SPOT” 출처: Seotaiji YouTube Channel]

총 22곡이 이번 무대에 올랐고, 공연은 3시간 30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1]

음반    비고
1
(1
)
 내 모든 것  – 서태지 Solo 이후 첫 Live
2
(2
)
 죽음의 늪
 마지막 축제
3
(3
)
 아이들의 눈으로
 내 맘이야
 제킬박사와 하이드
4
(3
)
필승
1996,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
Free Style
7
(3
)
Live Wire
F.M. Business
Watch Out – 첫 Live
8
(3
)
Moai
Juliet
Bermuda Triangle
9
(7
)
소격동
Christmalo.Win
숲 속의 파이터
Prison Break
잃어버린
비록  - 팬 선호도 1위
성탄절의 기적

[Table 1]

“Take 5”, “인터넷 전쟁”은 평소 빠지지 않는 곡들이었는데, 이번 콘서트에서는 5, 6집이 한 곡도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약간 아쉬웠습니다. 그렇지만 대체로 균형 있는 Set List[2]였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의 음악과 서태지 밴드의 음악 비율도 4:6으로, 적절했습니다.

90년대의 부활, 서태지와 Quiet Night_Image 3

[Image 3. Set List의 음반 별 비율]

Opening

콘서트의 Opening은 9집의 타이틀 곡 격인 “숲 속의 파이터”와 “Christmal.win”이었습니다. 9집의 동화 Concept이 가장 잘 투영된 곡이 “숲 속의 파이터”입니다. “Christmalo.win”의 Motif가 된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동화와 동요를 뒤집어 본 사람은 적지 않지만, 그것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과 맞아 떨어지게 설명한 것이 대단한 곡입니다. 그의 음악에 담긴 저항 정신이 저는 좋습니다. 그 저항 정신이 군더더기 없이 가장 강력하게 표현된 곡. 누가 착한 애인지 나쁜 애인지. Checklist와 Spec에 따라 국가와 사회는 사람을 차별하고 있는 것인가요?

You better not cry

He’s making a list,

And checking it twice;

Gonna find out who’s naughty and nice.

He knows if you’ve been bad or good

So be good for goodness sake!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음악 자체에도 군더더기 하나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어서 몽환적인 느낌의 Juliet“. 이번 콘서트를 위해 각 곡마다 영상을 모두 새로 만든 것 같습니다. 곡의 느낌을 배가해 주는 최고의 영상미가 담겨 있습니다.

팬들과 함께 선택하는 Set List

처음으로 라이브로 듣게 된 “Watch Out”. 4/4박자와 6/8박자가 섞여 있는 곡이라 박자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Acoustic Guitar와 Electric Guitar 솔로 부분을 피아노로 편곡한 것이 신선했습니다.

이번 콘서트는 사전에 1집부터 9집까지의 곡들 중에 팬들의 선호도 투표를 받았습니다.[3] 쌍방향 소통을 위한 것으로, 팬들의 선호도를 고려해 Set list를 선택한다는 취지였습니다. 팬심은 비슷한가 봅니다. 9집 활동을 통해 대부분의 곡을 Live로 소개했는데, “비록”이라는 곡만 한 번도 선보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비록”이 통틀어 1위를 차지했습니다.

90년대의 부활, 서태지와 Quiet Night_Image 4

[Image 4. “전국 투어 셋 리스트? 내가 직접 고른다!” 출처: 서태지 컴퍼니의 Google Docs]

Docs Kim의 피아노 솔로로 시작한 “Bermuda Triangle”. 서태지 밴드는 콘서트마다 예전 곡들을 하나씩 색다르게 편곡했습니다. 7집 콘서트에서는 “너에게”를, 8집 콘서트에서는 “너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를 Rock Balld 스타일로 편곡했습니다. 이번 9집 콘서트에서는 1집 수록 곡인 “내 모든 것”을 편곡해 불렀습니다. 벌써 22년이 된 곡임에도, 전혀 촌스럽거나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0월 컴백 콘서트는 9집 음반 발매 전에 열렸는데, 사전에 공개된 “소격동”과 “Christmalo.win” 외의 곡들은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 중 한 곡이 “잃어버린”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콘서트를 위해 출퇴근 길에 매일 9집 음반을 듣고 따라 불렀고, 음반의 감동을 고스란히 콘서트장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서태지의 음악이 여러 번 들어야 이해가 되는 만큼, 컴백 콘서트 전에 음반을 발매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Prison Break”까지 여덟 곡을 마친 서태지가 Electric Guitar를 잡았습니다. 팬들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바로 “필승”을 연주하기 위한 것이라고. 은퇴 선언 전에 불렀던 마지막 곡이라 아련한 느낌이 큰 곡입니다.

90년대의 부활, 서태지와 Quiet Night_Image 5

[Image 5. “필승”을 위해 Electric Guitar를 잡은 서태지 출처: 서태지 Facebook]

Giving Tree

발해를 꿈꾸며 Intro 사과 나무 한 그루가 등장합니다. 아낌 없이 주는 나무 Giving Tree 의 이야기를 짧은 뮤지컬로 구성했고, 2집 “마지막 축제”와 3집 “아이들의 눈으로”를 뮤지컬의 음악으로 담았습니다. 마지막 축제는 춤곡인 듯 Jazz곡인 듯 한 느낌으로 편곡되었고, 원곡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간주 부분은 Synthesizer로 전자음을 곁들였습니다.

소격동 & 모아이

서태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소격동”의 모티브 중 하나는 라디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디오의 전파 소리가 노래 전체에 깔려 있는 느낌입니다. 라디오는 추억입니다. 라디오의 전파도 추억입니다. Digital Age는 들을 수 없는 소리입니다. Intro의 멜로디는 독특하게 Drum으로 연주됩니다.

“소격동”을 부른 후에도, “모아이”를 부른 후에도 서태지는 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팬들과 소통하고 싶었나 봅니다.

Solo

서태지 밴드는 서태지 (Vocal), Top (Guitar), 준형 (Bass), 현진 (Drup), 그리고 9집 음반에 처음으로 참여한 Docs Kim (Piano) 의 5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90년대의 부활, 서태지와 Quiet Night_Image 6

[Image 6. 출중한 실력의 서태지 밴드 출처: 서태지 Facebook]

Docs Kim의 키보드는 최고였습니다. 9집의 “Intro”, 8집의 “Coma”, 서태지와 아이들 2집 “우리들만의 추억”을 키보드만으로 팬들을 리드하기에 충분했습니다. Docs Kim의 피아노에 맞춰 팬들은 “너에게”를 열창했습니다. 강준형과 최현진도 “수시아”, “환상 속의 그대” 같은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의 곡들을 Bass와 Drum으로 연주했습니다. 서태지는 서태지 밴드가 최고의 실력을 가진 밴드라는 자부심을 자주 표현해 왔습니다. 그 실력이 Solo 무대를 통해 온전히 드러났습니다.

후반부는 강력하고 빠른 템포의 5곡이 쉬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1999년,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 “F.M Business”, “죽음의 늪”, “제킬박사와 하이드”, “내 맘이야”입니다.

Encore

서태지의 이름을 연호하고, 몇 분 간 큰 소리가 울릴 정도로 발을 굴러서야 서태지는 앵콜을 위해 무대에 다시 올랐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 중의 하나인 “Live Wire”가 앵콜 무대의 첫 곡이었습니다. 다음 곡은 투표에서 총 64곡 중 선호도 1위를 차지한 “비록 (悲錄)”이었습니다.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安全地帯의 8집 『太陽』에 수록된 “いつも君のそばに”가 떠올랐습니다. 서태지와 安全地帯는 모두 나에게 현재이자 추억입니다. 安全地帯는 80s ICON, 서태지는 90s ICON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현재의 ICON입니다. 지난 날을 아련하게 떠올리게 하는 멜로디, 그리고 Mute Guitar.

서태지가 데뷔한 지 벌써 22년이나 되었습니다. 데뷔 20주년을 맞아 팬들이 한 일들 중 하나는 ‘서태지숲’을 만든 것입니다.[4] 팬덤이 모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서태지의 뜻으로 서태지숲 옆에 서태지매니아숲을 만들었습니다. 이 마음들이 다음 곡 “비록”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90년대의 부활, 서태지와 Quiet Night_Image 7

[Image 7. Google Maps 상의 서태지숲 출처: Google Maps]

“성탄절의 기적”은 서태지가 자녀 태교를 위해 만든 곡으로, 9집 수록 곡 중 가장 먼저 완성된 곡입니다. Flute 연주로 마무리되는 이 곡을 Indian Flute를 이용하고 싶었지만, 음계의 차이로 Flute으로 대신했다고 합니다. Recording에 참여했던 이규재씨가 Live로 연주해 주셔서 곡이 더욱 빛났습니다.

마지막 곡 “Free Style”로 전국 투어 첫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시나위 시절부터 서태지의 절친이었던 김종서가 마지막 무대를 함께 마무리 해 주었습니다.

기록해 두지 않으면 느낌을 잃어버릴 까봐, 콘서트 중간 중간에 메모하면서 들었습니다.

90년대의 부활, 서태지와 Quiet Night_Image 8

[Image 8. 메모하면서 콘서트 즐기기]

혼신을 다해 음악을 만들고 무대에 서는 서태지. 그런 모습이 제가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좋아하는 가수가 있다는 것은 멋진 일입니다. 그의 음악으로 삶이 더 풍성해지기 때문입니다.

서태지답다. 새로움이라는 그림이 떠오릅니다.

내머리 사용법, Page 41, 정철, 리더스북, 2009

전성기의 인기와 돌풍이 없다고 그의 음악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9집 음반과 이번 콘서트를 통해 다시 한 번 서태지는 새로운 부활을 알렸고, 서태지다운 새로움을 보여 줬습니다.

[1] 이 날 Opening Band는 PIA로, 혜승의 시원한 Drum이 일품이었습니다. 서태지는 혜승의 Drum이 국내 최정상이라고 수 차례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2] 콘서트에서 가수나 밴드가 부르는 곡의 목록을 Set List라 부릅니다.

[3] 투표에는 Google Docs가 사용되었습니다. Google Docs의 투표 기능을 이용하면 손쉽게 투표 결과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4] “지구가 기억하는 서태지 멋지지 않나요?”, 연합뉴스, March 15th,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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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Chris Choi

January 3, 2015 at 2:25 am

Posted in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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