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Choi's Blog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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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본 공포 영화는 손에 꼽을 정도다. 나는 분명 겁이 많다. 이 여름에 혼자서 본 공포 영화 『손님』. 그것도 두 번씩이나. 추천할 만한 영화다.

 

#1

독일의 전래 동화를 Motif로 삼았다. 피리, 쥐, 약속, 배신, 복수.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다.

 

  • 쥐가 나타난 사연. (동화를 자세히 살펴 보고 싶은데) 동화와 달리 영화에서는 ‘그 날 이후’에 쥐가 들끓기 시작했다. 쥐의 출현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 ‘고용’이 있는 계약 관계라는 점에서는 다름이 없으나, 동화에서는 피리 부는 사나이가 큰 돈을 요구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촌장이 큰 돈을 걸었고, 피리 부는 사나이는 오히려 소 값 대신 돼지 값만 받아도 괜찮다고 말했다.
  • 동화는 물, 영화는 불 (+ 가루, 동굴) 로 쥐떼를 잡는다. 동화에서는 쥐를 몰살하나, 영화에서는 쥐를 동굴에 가둔다.
  • 물인지 피리인지. (동화) 무당의 영험함인지 피리인지. (영화)
  • 동화의 복수는 아이들이지만, 영화의 복수는 아이들과 쥐떼의 귀환이다.

 

#2

‘셈’. ‘촌장’, ‘마을’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셈은 너와 나에게 함께 공정해야 하나, 자신에게만 유리한 자신만의 방식으로 셈을 하는 촌장. 손님의 방식은 무시된다. 그의 셈에 모든 마을 사람들과 그에게 이방인인 사람들 모두 당해 왔다. 그의 셈을 위한 핵심 도구가 ‘전쟁’과 ‘아이’였다.

그 셈의 방식을 깨는 피리 부는 사나이.

촌장은 정치를 하고 있다. 통치자가 통치 당하는 사람들을 조종하는 정치. 각자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존재 가치를 상실하는 정치. 심지어 ‘영험함’과는 거리가 먼 미숙에게 영험함을 부여하고, 그것을 자신의 통치에 이용하는 정치. 그들을 살린 불과, 악사의 지도를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해 버리는 정치. 그런 정치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약속이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주민들의 생각까지 바꾸지 못했지만 그들의 행동을 바꿔 버리는 그의 선동은 대단하다.

 

#3

Tragic Flaw.

외진 마을에 들어가지 말자는 아들의 말을 들었더라면.

돈 받을 생각 말고 새벽에 떠나자는 미숙씨의 말을 들었더라면.

 

#4

『7번방의 선물』에 이은 배우 류승룡의 부정. 아름답다. 아빠의 보배인 피리를 되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아들. 아들이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을 누구는 몰입을 방해한다고 하지만, 난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아들을 키우고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아버지의 마음이 그런 것 아닐까? 『관상』의 마지막 장면과 함께 아버지의 마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4

류승룡, 이성민, 천우희. 이름만 들어도 믿고 보는 배우들. 대체 불가의 배우들.

 

#5

닫힌 공간에, 그 곳의 사람들은 계속 닫혀 있기를 원하는 공간에 들어온 이들은 손님이다. 단순히 이방인이 아니다. 닫힌 공간을 열린 공간으로 만드는 적이다. 그들이 어떻게 들어왔는지, 그리고 그들이 왜 들어왔는지를 의심하게 만드는 손님이다. 그 곳의 사람들은 객에게 불순한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고심한다. 특히 그 곳의 ‘장’은.

피리 부는 사나이는 쥐를 안으로 넣을 수도 있고, 쥐를 바깥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피리 부는 사나이를 어떤 객으로 대하는가가 그의 행동을 결정한다. 처음에 쥐를 움직인 것은 아들에 대한 마음과 주민들에 대한 연민이었다. 다시 쥐를 움직인 것은 아들에 대한 마음과, 촌장과 주민들에 대한 증오였다. 어떤 객으로 대하는가가 그의 행동을 결정한다.

#6

『살인의 추억』의 마지막 장면과 같이 주인공은 관객을 응시한다. 왜일까?

 

#7

『손님』을 내가 본 Best Movie 중 하나로 추가했는데, 흥행은 참패였다. 내 취향이 독특한 것인가?

 

손님_Image 1

[Image 1]

[Video 1. “손님 제작기 영상” 출처: CJ Entertainment YouTube Chan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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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Chris Choi

July 11, 2015 at 1:02 am

Posted in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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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Respon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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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코미디 영화가 아니라면 유머는 은근하며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두 편에 그런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가 포함되어 있다. 『살인의 추억』과 『손님』이다. […]

  2. […] Max』, 『손님』도 추천하고 싶은 […]

    Of 2015 | Chris Choi's Blog

    December 21, 2015 at 11:14 pm

  3. […] 『이끼』와 『손님』은 닮은 점이 […]

  4. […] 『손님』과 마찬가지로 『곡성』도 Location이 대단하다. 어떻게 장소를 섭외했는지 […]

  5. […] 손님 […]

  6. […] 『손님』, 『검사외전』, 『로봇, […]

  7. […] [Link 4. ‘손님’] […]

    럭키 | Chris Choi's Blog

    October 18, 2016 at 12:17 am

  8. […] 손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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