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Choi's Blog

인간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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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전병근님을 알게 된 것은 송길영님의 강연을 통해서였습니다. 송길영님이 한 기자 분과 인터뷰를 했는데, 온라인 기사이긴 했지만 엄청나게 긴 글을 실어 주셨다는 얘기를 듣고 기사를 찾아 봤습니다. 출력해 보니 서른 장 가까이 되는 장문이었습니다. 저도 흥미가 생겨서 전병근님의 다른 기사들을 찾아 봤습니다. 인터뷰들이 모여 『궁극의 인문학』이라는 한 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Link 1. “북클럽 오리진”]

 

첫 번째 이야기는 David Brooks의『인간의 품격』 (『The Road to Character』) 이었습니다. 평소에 David Brooks의 칼럼과 저서에 관심이 있어서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북클럽 1회_Image 3.jpg

[Image 3. 책장에 있는 David Brooks의 저서들]

 

전병근님이 들려 주신 책과 저자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David Brooks

David Brooks는 The New York Times의 유명 Columnist입니다. 2003년부터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경제나 정치 보다는 문화적 주제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David Brooks는 캐나다 출신으로, 유대인 학자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글 쓰는 사람들 중 다수는 유대인입니다. 어릴 적부터 집에서 책을 읽게 하고, 식탁 위에서 책에 대해 대화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시카고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는데, 대학 시절 때만 해도 Liberal 성향으로 보수를 재치 있게 조롱하는 글을 썼습니다. 졸업 후에는 지방지에서 기자로 출발해서 차근차근 성장했습니다. Chicago Tribune에서는 경찰 담당 기자로 근무하며 사호 정책이 현실과 어떻게 어긋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이 경험이 정치적 입장 변화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The Washington Times, The Wall Street Journal, Neocon 성향의 Weekly Standard, The Atlantic Monthly를 거쳤습니다.

NYT는 Liberal 성향입니다. 그럼에도 의도적으로 보수적 필진을 한 두 명 둡니다. William Safire라는 탁월한 보수 논객의 퇴임을 앞두고 NYT는 새로운 필진을 물색했습니다. 마침 David Brooks가 한창 두각을 나타내던 시절이라 그를 발탁했습니다. 그는 Liberal과 대화가 되는 보수 논객입니다.

 

Interview with David Brooks

기다림 끝에 David Brooks와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1시간 40분 가량을 할애해 주셨는데, 그의 살인적 일정을 생각해 본다면 굉장히 긴 시간입니다. 일 주 일에 두 번 칼럼을 기고하는 것만 해도 보통 일이 아닐 텐데, 강연과 NPR 뉴스 대담까지 소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소탈하게 바쁜 내색 없이 인터뷰에 응해 주셨습니다. 미국의 논객들은 시간 관리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독특한 카테고리를 갖고 있습니다. 일종의 ‘지식 Journalism’으로, 정치를 소재로 다루면서도 인문학적 깊이를 담습니다. 또한 학계의 연구 결과를 종종 소개하기도 합니다. 그가 소개하면 수 백만 명이 읽게 됩니다. 학자들의 훌륭한 연구가 일반 독자들에게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전작들

『Bobos in Paradise』는 경제적 성공과 더불어 문화적 세련을 추구한 신인류인 Bobos를 다루고 있습니다. 돈도 중요하지만 자기 실현과 사회 혁신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실리콘밸리를 그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The Social Animal』은 인간을 사회적 동물로 조명합니다. 가상의 성장기로 스토리를 만들고, 개인의 체험과 현대 연구 성과를 해석한 저서입니다. 여기서 ‘Social’은 오늘날의 Social Network에 가까운 개념입니다. 재능과 지능보다 관계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관계가 사랑과 성공, 인생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하며, 인간의 이성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감성적, 문화적, 사회적 측면이 더 중요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품격

이 책은 David Brooks의 참회록 같은 책입니다. 삶을 성공이 아닌 성장의 이야기로 다루고 있습니다. 전작들이 성공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 책은 세속과 정신의 균형을, 그리고 Big Me가 아닌 Little Me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자기 소개서와 추도사 비유가 그 변화를 명확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세속과 정신의 균형을 Adam I과 Adam II의 균형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Adam I은 야망을 추구하고 남들의 눈에 보이는 선한 행동을 합니다. Adam II는 내적 인격을 추구하고 초월적 진리에 순응합니다. 아쉽게도 Adam I과          Adam II는 균형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도덕적 실제론의 쇠퇴, 즉 도덕적 가치가 존재한다는 생각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에 세상은 Adam I이 득세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자본주의와 시장주의는 (일부겠지만)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게 해 인간의 소외를 낳고 있습니다. Big Me의 시대입니다.

최근에는 두 가지 측면에서 다른 흐름이 존재합니다. 형이상학이 아닌 과학을 통한 인간 이해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과학적 논거를 갖고 도덕과 감정을 분석하고 지지하고 있습니다. 뇌과학은 인간의 마음을 읽고 있으며, 이타성을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인류학은 이미 고인류부터 이타성과 도덕적 행동이 있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성에 억눌려 있던 감성을 부활시키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기적인 행동만으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도덕과 이타성, 공감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Adam II

인간의 불완전성을 David Brooks는 ‘뒤틀린 목재’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Adam II의 길은 자신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고뇌하는 길입니다. 그 길은 도도한 길이 아닙니다. 김수환 추기경이 사람들의 시선 대신 신 앞에 자신이 부족함을 깨닫고, 험난한 길을 걸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자신의 약점과 계속 싸우며 인격을 형성하고, 행복보다 더 높은 무언가를 목표로 삼는 길입니다. 일상적으로 부딪히는 일들을 발판 삼아, 덕을 쌓고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길입니다.

 

겸양의 규칙

인생은 향락이 아닌 도덕적 드라마입니다. 첫 출발은 결함의 자각과 인식론적 겸손입니다. 내가 모르는 것이 있기 마련이므로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Yuval Harari의 말처럼 모르는 것을 자각해야 혁명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인격은 내적 투쟁의 산물, 사려 깊은 행동의 누적입니다.

천직의 발견은 중요합니다. 안이 아닌 밖을 보아야 합니다. 단, 밖을 보되 나만 생각하면 헛수고입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보아야 합니다.

 

디지털 시대와 사람의

세계의 일부인 인간도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변화는 속도 자체가 다르며, 우리는 디지털을 알아야 변화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연결되어 살아 가고 있습니다. 중요한 일은 대부분 온라인에서 처리합니다. Facebook은 Journalism을 포함한 모든 것을 삼켜 버릴 기세입니다. ‘Social’을 위해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존의 ‘자연 속 경쟁’은 AI의 ‘Algorithm 속 경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의식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독서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Machine Learning은 금융 투자, 서비스, 글쓰기 등 그 범위를 넓혀 가고 있습니다. 인간은 약한 지능에 이미 밀리고 있습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처음부터 새로 학습하지만, 기계는 첨단에서 시작해 지식과 기술을 누적합니다.

고령화와 로봇 발전으로 인한 청년 고용난은 필연적입니다. 독과점의 견제를 위해서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양국화의 파도를 멈출 수 없습니다.

돈도 벌고 의미도 있는 직업은 점점 더 줄어들 것입니다. 일정 수익에 만족하고 자기 인생을 추구하는 직업을 찾아야 합니다. 아티스트가 되어 즐거움과 의미, 보람을 추구해야 합니다. 모든 것이 예술의 영역 속에 있습니다. 새로운 경험과 여행, 독서 등의 활동을 통해 창의력이라는 자산을 쌓아 가야 합니다.

 

(예술가가 되라는 Seth Godin 『린치핀』이 떠올랐습니다.)

 

Homo 중 하나인 Sapiens는 국가, 민족 등 추상적 사고를 하고 언어를 사용했습니다. 그 발판은 인지 혁명이었습니다. 무지를 깨닫고 근거 있는 지식을 찾음으로써 과학 혁명도 가능했습니다. 그와 함께 언어와 사고에 기반한 도덕 혁명이 더해져 오늘날까지의 인류의 궤적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읽기, 생각하기, 쓰기

읽음으로써 생각하게 됩니다. 양서를 통해 대단한 생각들과 우리는 연결됩니다. 생각이 글쓰기로, 그리고 대화로 이어진다면 하나의 선순환이 될 것입니다. 이를 습관화 하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살아서 말을 걸어 오는 좋은 책들을 꾸준히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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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Chris Choi

April 10, 2016 at 1:5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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