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Choi's Blog

실리콘밸리의 일하는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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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혁신적인 문화를 한국에 소개해 주는 분들도 늘고 있습니다. 방송과 강연, Blog를 통해 실리콘밸리 이야기를 전해 주고 계신 Googler Mickey Kim님을 회사 강연을 통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일하는 문화가 혁신으로

실리콘밸리는 지도 상으로 보면 아주 작은 지역에 불과합니다. 글로벌 플랫폼과 서비스를 규정하는 것을 보면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입니다. 먼저 스탠포드와 UC Berkeley에서 훌륭한 공대 인력들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을 바탕으로 IT 산업이 오랫동안 발달해 왔습니다. Apple, HP 같은 하드웨어 기업들과 더불어 90년대부터는 Google, Yahoo 등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번성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대규모 VC가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에 Funding 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일하는 문화가 혁신을 낳는다고 생각합니다. 혁신은 CEO가 아닌 일하난 사람들로부터 시작됩니다. 실리콘밸리의 일하는 문화가 어떻게 혁신으로 이어지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일하는 문화_Image 1.jpg

[Image 1]

 

시간과 장소에서 자유로움

한국 기업들에서는 ‘Face time’, 즉 언제 출근해 언제 퇴근하는가가 중요합니다. 사내 방송이 시작되기 전에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며, 1분이라도 늦으면 티가 납니다. 퇴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실리콘밸리는 시간과 장소에서 자유롭습니다. 아무도 근태에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언제 어디서 일하는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MBA 인턴으로 Google에 출근한 첫 날이었습니다. 스탠포드대에서 Tech Conference가 있어 인턴들이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매니저에게 자리를 비울 거라고 말하니 그래서 어쩌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런 차이는 어디서 기인하는 걸까요? 일을 진행하는 주체가 조직이냐, 아니면 개인이냐의 차이입니다. 한국에서는 조직이 중요합니다. 조직이 유기체로 움직이며 일을 합니다. 미생을 보면 오과장과 김대리, 장그래가 유기체로 움직입니다. Face time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필요할 때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그들에게는 상하 관계가 중요합니다.

 

[Link 1. “미생”]

 

실리콘밸리는 개인이 중요합니다. 권한과 책임이 개인에게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입사 초기에 팀 사람들에게 직급을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개인이 어떤 일을 하는지는 모두 잘 알았습니다. 개인이 할 일과 책임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직급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Face time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개인에게 권한과 책임이 주어진다고 해서 얼굴을 맞대고 일하는 시간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업무건 함께 얼굴을 보면서 일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단, 일정에 따라 움직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Google에서는 캘린더에 각자의 일정을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갑자기 일이 생길 때는 캘린더를 보고 빈 시간에 미팅을 잡고 회의실을 예약합니다. 캘린더 상에서 회의실은 물론  Video Conference까지 예약이 가능합니다. 한 자리에 꼭 모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휴대폰과 Laptop, Video Conference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모이기만 하면 됩니다. 하루 일정을 보면 오늘 무엇을 해야 할 지가 한 눈에 보입니다. 뭘 할지 알고 바쁜 것과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고 바쁜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일의 집중도가 높아집니다. 자리에 오래 앉아 있는 것보다 일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캘린더에 따라 일하면 Work-Life Balance가 더 쉬워집니다. 언제 일을 끝내고 집에 갈 수 있을지를 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귀가 시간이 명확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굉장히 큰 차이입니다. 귀가 길에 아이들을 픽업하는 부모들은 캘린더에 그 시간을 Block해 둡니다. 그리고 동료들은 그 시간을 존중해 줍니다.

야근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미국에서도 야근이 있습니다. 단, Laptop을 가지고 가서 저녁을 가족과 보낸 후에 집에서 일합니다. 가족과의 시간 없이 야근하는 한국 기업들의 모습과는 다릅니다.

 

냉정한 성과 평가

자유로움의 배후에는 냉정한 성과 평가가 있습니다. 우선 무엇을 평가해야 하는지가 분명히 정의되어야 합니다. Google에서는 모든 구성원들이 분기마다 OKR  Objective and Key Results 을 작성합니다. A4 기준으로 반 장에서 한 장 가량을 매우 구체적으로 작성하게 됩니다. 70% 정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 좋은 OKR입니다. 모든 OKR은 모든 구성원들에게 공개되며, OKR이 그 사람이 회사에 존재하는 이유가 됩니다.

OKR을 바탕으로 일 년에 두 번 평가를 합니다. 보스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평가를 합니다. 개인은 가장 가까이 일한 5~7명의 이름을 입력합니다. (이름을 넣지 않은 사람도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일을 잘 하고 있는지, 어떤 일을 좀 더 잘 해야 하는지를 평가합니다. 단순히 장단점을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종의 Feedback입니다. 커리어 멘토 같은 기분으로 직급과 관계 없이 Feedback을 줍니다. 평가 결과가 나오면 Feedback을 모두 읽어볼 수 있습니다. 중요하면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일입니다. 따라서 그 사람을 위해 솔직히 작성해야 합니다. 결과는 Exceed / Meet / Below Expectation으로 나뉩니다. 평가 결과에 따라 연봉, 보너스, 승진, 그리고 주식 수가 결정됩니다. 한국은 사실 상 연차 기준으로 많은 것이 결정되지만, Google에서는 연차는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습니다. 중요한 건 오로지 성과입니다. 승진하기 위해서는 다음 Level의 결과를 보여 줘야 합니다. 즉, 현재 Level에서 ‘Exceed Expectation’을 해야 합니다. CEO인 Sundar Pichai가 대표적인 수퍼스타입니다.

Below Expectation이 나오면 Meet Expectation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몇 차례 시도가 효과가 없다면 그 자리와 맞지 않는 것입니다. 2~3개월 정도 회사 내에서 다른 일을 알아 보도록 합니다.

자유를 주지만 성과로 보여 줘야 합니다.

 

알리고 칭찬하는 문화

자기 PR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묵묵하게 일만 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자기 PR의 핵심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잘 한 일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알릴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방법 중 하나는 e-mail입니다. 성과의 의미, 효과와 함께 각 파트 별 담당자들을 나열하고 관련 팀들에 공유합니다. 답장이 흥미롭습니다. 매니지먼트들은 Recognition을 위해 회신을 주고, 다른 사람들을 추가해 축하 메시지를 퍼뜨립니다. 일종의 칭찬 릴레이가 되어 긍정적 효과를 낳습니다. 칭찬을 보면서 다른 구성원들에게 자극도 됩니다. 한국인의 눈으로 보면 오버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알리고 칭찬하는 문화는 매우 좋으며, 우리가 배워야 할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Googler는 어떤 구성원에게나 감사의 표시로 $150의 Peer Bonus를 줄 수 있습니다. 이 때도 e-mail이 전송되는데, 매니저는 그 e-mail을 다른 구성원들에게 공유합니다. 한국의 칭찬 문화는 사적입니다. 그러나 Google에서의 칭찬은 공개적입니다.

 

강력한 매니저와 열린 매니지먼트

한국 기업이 일하는 구조는 매니저들이 매니지먼트를 보좌하며, 보고를 통해 일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보고를 잘 해야 합니다. 현재 상황과 가용한 옵션들을 보고하고, 의사 결정을 요청하면 매니지먼트가 옵션을 선택하는 식입니다. 실리콘밸리는 매니저가 주도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면서 중간 중간 매니지먼트에 진행 상황을 보고합니다. 매니지먼트는 매니저들이 일하는 것을 보면서 경험과 지식, 연륜을 바탕으로 Mentoring 하는 역할을 합니다. 매니저들이 일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주고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Top Down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가장 일을 잘 아는 사람이 주도하고 의사 결정을 합니다.

Googled은 매니지먼트가 오픈 되어 있습니다. 금요일 오후 전 구성원들이 모이는 Town hall meeting인 ‘TGIF’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한 주 간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고 신규 입사자들을 소개합니다. Q&A 시간도 있습니다. 사내 시스템에 구성원들이 Q&A를 올리고 투표를 합니다. 결과 화면을 함께 보면서 순위가 높은 질문을 합니다. 회사 정책, 전략, 언론의 비판 등 회사의 일원으로서 궁금한 점들을 질문하는데, 질문의 수위가 높고 민감한 사안도 많습니다. 한국의 대기업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질문들입니다. 구조 조정이나 조직 변경 등 민감한 사안이 있을 때도 별도 Town hall meeting을 해 중요한 사안을 오픈합니다.

한국에서는 매니지먼트가 위기를 자주 언급합니다. 실리콘밸리는 정반대입니다. 상황이 좋지 않아도 긍정적으로 말하며, ‘로켓’으로 자주 표현합니다. 우리는 올라가고 있으며, 조금만 더 하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구성원들을 격려합니다.

의전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Larry Page도 기사 없이 직접 운전해서 다닙니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문화

Bay Area를 규정하는 특징 중 하나는 다양성입니다. 인종과 성별, 나이 등으로 차별 받지 않습니다. 인터뷰 때 나이나 인종을 물어 보다간 바로 소송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일을 잘 하는 것과 전혀 관계 없기 때문입니다. 회사 내에서도 잘 못 언급하면 해고 사유가 됩니다. 다양성을 침해하는 일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우리는 다양성에 다소 둔감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비슷한 사람들과 일해 왔기 때문인 것도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네트워킹 문화

실리콘밸리에서 네트워킹은 정말 중요합니다. 엄청난 네트워킹 가운데서 수 많은 기회가 만들어집니다. 직업을 구할 수도 있고 사업 제휴를 할 수도 있습니다. 네트워킹의 하이라이트는 파티입니다. CES만 해도 Industry party는 본 전시회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Standing bar에서 술을 들고 다니며 거리낌 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도 얻습니다. 그렇게 형성된 인맥으로 회사를 함께 차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런 자리에서 어색해 얘기를 잘 하지 않는 한국인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Q&A

[인문학] Steve Jobs가 인문학을 언급하면서 역사를 전공한 덕에 수혜자가 되었습니다. 업무적으로 보면 전공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시아 여러 국가의 시장을 맡고 있으며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때 역사를 전공했다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대화를 나눌 때 문화와 역사 이야기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고] Google에서는 보고의 포맷이란 것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필요할 때 보고를 합니다. 일을 진행하면서 Confirm 받을 일이 있을 때 보고하기 때문입니다. 상사가 보고를 지시하는 한국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회의를 잡는 것처럼 캘린더에 일정을 잡고 보고하며, 시간이 맞지 않을 때 주차장 가는 길에 보고한 적도 있었습니다. 보고는 포맷이 아니라 효율성이 중요합니다.

 

[조직] 한국 기업들은 조직도를 그리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Google은 조직도 그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Cross-functional한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조직에 속한 사람들이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담당자가 되고, TF처럼 하나의 팀을 이룹니다. 직급과 관계 없이 토론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토론을 거쳐야 하므로 의사 결정이 빠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토론과 설득, 협의를 거쳐 가면 의사 결정을 모두 함께 한 거라 여기기 때문에, 지시해서 하는 것이 아닌 내 일처럼 Ownership을 가지고 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잉여] 주로 개발자들에게 업무 외에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실행해 볼 수 있는 여유를 줍니다. 잘 되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팀을 구성할 수 있으며, 마치 Startup 처럼 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대신 반대급부로 주 업무에서의 성과는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 된다면 큰 보상이 따릅니다. Gmail이 좋은 예입니다.

 

실리콘밸리를 모방하거나 동경하는 데 그치기 보다는, 적용화 활용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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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Chris Choi

June 19, 2016 at 9:5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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