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Choi's Blog

머리를 9하라, 머리를 가지고 노는 9가지 방법

with 5 comments

나는 카피라이터 정철님의 팬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정철 작가님의 팬이다. 짧은 글에도 새로움과 재치가 있어서 좋다. 기존의 에세이 문법과는 다르다. 무엇보다 인생과 사람 냄새가 있다. 지난 번 교보문고 강연에 이어 경기 컨텐츠 코리아랩 강연에서 정철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인터뷰 때마다 기발한 발상에 대한 질문을 받는데, 그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을 공유해 주셨다.

 

[Link 1.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

 

정의: 찾자

행복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물론 불행이다. 하지만 불만도 반대말이 되지 않을까? 행복하다가 갑자기 불행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불만을 갖다 보면 갑자기 불행해질 수는 있다. 불행은 정답이다. 불만은 ‘오답’이다. 틀린 답이 아니라 ‘오! 답’인 것이다. 발상 전환의 정의는 정답이 아닌 오답을 찾아 보는 것이다. 나만의 답을 찾는 것이다. 예전에는 머리 속에 정답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성공했다. 그러나 이제는 정답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 호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10초만 검색해 보면 정답은 금새 나온다. 그걸 머리 속에 기억해 두려고 낑낑댈 필요가 없다. 이제는 오답을 많이 찾는 사람이 환영 받는 시대다. 머리 속에 정답이 떠올라도 잠시 비켜서 있게 하고 머리에 시간을 줘야 한다.

‘봄’ 하면 떠오른 것은? 봄바람, 햇살, 새싹. 혹시 누군가가 책, 거울, 천문대라고 말한다면 의아할 수도 있다. 우리는 봄을 계절 중의 하나라고 서둘러 생각한다. 잠시 비켜선다. 오답을 찾기 위해서다. 보다의 명사형도 봄이다. 세상 밖의 생각이 엄청나게 많은데, 비켜서지 않으면 나와 관계 없는 생각이 되어 버린다.

오답을 찾으려면 낯설게 생각해야 한다. 자꾸 낯설게 생각하고 생각을 비틀자. 생각과 생활, 즉 머리와 몸은 닮아 있다. 몸이 경직되어 있는데 생각만 비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생활을 먼저 비틀어야 한다. 낯설게 생활하기를 실천해 보자. 몸이 유연해져야 생각도 말랑말랑해진다. 낯설게 사람을 만나고, 낯설게 돈을 쓰며, 낯설게 말하자. 선물을 하려고 하면 메뉴가 거의 정해져 있다. 낯설게 선물을 해 보기로 했다. 아내의 서른 세 번째 생일에 서른 세 개의 선물을 하는 것이었다. 선물을 하나씩 살 때마다 아내의 표정이 떠오르면서 내가 즐거웠다. 봉사 활동을 하면 오히려 자신이 행복해진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왜 그런 선물을 안 할까? 생각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이제부터 해 보자.

평소에 ‘아니요’ 놀이를 하자. 정답과 상식, 고정관념이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의심해 보고 제동을 걸어 보자. ‘아니요’라고 한 번 부정해 보자.

 

가장 많은 음식을 담을 있는 그릇은 가장 그릇이다.”

 

아니요, 그릇이지요.“

 

맞는 말이다. 하지만 고민해 보자. 이런 답을 찾을 수도 있다.

 

나가 모이면 우리가 된다.”

 

‘아니요’라고 부정하고 고민해 보자.

 

아니요. 나를 버려야 우리가 되지요.”

 

지금까지는 상식과 정답에 항복해 왔지만, 이제는 싸워 보자.

 

머리를 9하라, 머리를 가지고 노는 9가지 방법_Image 1.jpg

[Image 1]

 

노력 1: 떨자

약간의 부지런을 떨자. 목욕탕에서 머리를 감고 있다가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다. ‘머리를 감으면 손톱도 깨끗해지네.’ 적어야 하는데 적을 수가 없어 머리 한 쪽 구석에 잘 저장한다. 하지만 머리의 물기를 털 때 그 생각도 함께 털린다. 머리 속에 적어 두지 말고 노트에 적어 보자.

새로운 생각은 누구에게나 떠오른다. 생각이 떠오르는 그 순간 생각을 놔 버릴 수도, 붙잡을 수도 있다. 그 차이는 엄청나다. 메모를 할 수도, 머리에 저장할 수도 있다. 나만의 아이디어 노트를 한 권씩 준비하자. 일단 생각이 나면 아이디어 노트에 기록한다. 나중에 어떤 물건이 될 지 모른다. 차곡차곡 쌓여 내 자산이 된다. 그리고 하나씩 꺼내 쓴다.

사람의 평균 체온은 36.5도다. 일년은 365일이다. 3년 가까이 이 문구가 노트 안에 있다가 책 쓸 때 꺼내 썼다. 사람의 체온 열이 모이면 1년이 되는 것처럼, 1년에 최소한 열 사람을 꽉 껴안으라는 얘기다. 열명은 사랑하며 살라는 얘기다.

3년 전에 보이지 않던 게 3년 후에는 보일 수 있다. 무조건 담아 두자. 아인슈타인은 ‘뭐 하러 힘들게 기억하려고 애쓰나? 기록하고 기억에서 지워라!’라고 말했다. 기억하는 데 사용했던 뇌를 창의하고 발상하는 데 더 폭 넓게 사용하라는 것이다. 에디슨은 사후에 발견된 메모 노트가 무려 3,400권이었다. 링컨은 큰 모자 속에 늘 노트와 연필을 넣고 다니며 메모를 했다.

 

노력 2: 참자

관찰하자. 걸레를 잘 관찰하면 성직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걸레의 본질은 닦는 것이다. 자신을 더렵혀 세상을 깨끗하게 한다. 희생 정신이 성직자와 닮아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직자의 정 반대편에 있는 조폭과 닮은 점도 있다. 걸레는 수건 출신이다. 왕년의 수건이 늙고 병 들어 걸레가 된다. 수건이었을 때 문신이 걸레로 전락해도 남아 문신 자국이 조금씩 보인다. 동문회, 돌잔치 같은 문구들이다. 힘 없어 흐물흐물해진 조폭은 걸레를 쓱 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약간의 인내심을 갖고 관찰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아이디어는 두 단계를 거쳐 획득된다. 관찰과 발견이다. 다른 방법이 없다. 관찰의 시간을 거치지 않으면 발견의 순간이 올 수 없다. 관찰의 시간은 약간 재미 없고 그만 두고 싶다. 그걸 통과해야 발견의 시간이 온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조금만 더 관찰하자. 거의 다 온 것이다.

글은 손으로 쓰는 게 아니라 눈으로 쓰는 것이다. 강하고 재미있는 글은 눈을 사용해 치열하게 관찰하고, 눈이 발견한 것을 글로 적는 것이다. 그래야 생생한 나만의 글이 된다.

라는 책 옛 조상들이 소통을 위해 사물에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처음에는 쉬우니까 한 글자를, 그 다음에는 두 글자, 세 글자를 붙였을 것이다. 한 글자 단어들만 잘 봐도 소중한 가치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한글자』라는 책을 썼다. 한 글자 단어는 450개 정도 된다. 책상에 단어를 붙여 놓고 한 글자씩 관찰했다. 그 중 262개의 단어로 262개의 관찰과 발견을 책에 담았다.

‘옷’이라는 글자는 사람과 비슷하게 생겼다. 단, 가슴이 없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따뜻한 가슴이다.

 

가슴이 없는 사람은 옷이다.

사람이 아니라 그냥 옷이

길거리를 걸어 다니는 것이다.”

 

쉼표를 자세히 보면 숫자 9와 닮았다. 8에서 10으로 넘어가기 전에 잠시 쉬어 가라는 의미다. 이 글들은 눈으로 쓴 글이다.

 

요령 1: 묻자

‘왜’를 입에 물고 살자. 엉뚱한 질문과 엉뚱한 답을 찾아 보자. 호기심을 갖는 사람만이 새로운 생각을 떠올릴 수 있다. 잘 쓰지 않던 뇌를 쓰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뇌 속의 먼지를 털어주는 역할을 한다.

머리가 아프면 두통약을 머리에 넣어야지, 왜 우리는 입에 약을 털어 넣을까? 답을 찾았다.

 

우리의 머리가 아픈 이유는 때문이다.

입의 잘못 때문에, 입의 실수 때문에 머리가 아픈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두통약 타이레놀을

머리에 넣지 않고 입에 털어 넣는다.”

 

엉뚱한 질문들을 던져 본다. 답을 찾아 가면서 머리가 활발해진다. 정답이란 없다. 나만의 답을 찾는 것이다.

 

요령 2: 놀자

머리를 가지고 신나게 놀자. 상상하는 것은 노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머리가 경직되어 버린다.

말과 글을 가지고 놀자. 말장난, 글장난이라 해도 좋다. 시작은 부담 없이 해야 한다.

 

싫어지면 상대의 머리카락 올도 짐으로 느껴진다. 이를 영어, 한글 합성어로 Hair짐이라 한다.“

 

요령 3: 돌자

뒤집자. 그 동안 반듯한 자세로만 관찰해 왔지만, 이제는 뒤집어서 보자. 뒤집는 순간 생각지 못한 것이 보일 수 있다.

 

경력. 거꾸로 읽어보세요. 그냥 얻어지는 경력은 없습니다.”

 

힘든 게 끝이 아니다. 역경을 잘 극복하면 굳은 살, 즉 경력으로 남는다. 한글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어 왔기에 경력에서 역경을 찾기는 쉽지 않다.

 

요령 4: 따자

무엇이든 따서 가져 오라. 훔치고 모방하라. 화장실 낙서도 좋다.

 

아쉽게도 강연의 종반 부분을 듣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은 『머리를 9하라』를 읽으며 달랬다.

Advertisements

Written by Chris Choi

July 19, 2016 at 12:10 am

Posted in Essay

Tagged with ,

5 Responses

Subscribe to comments with RSS.

  1. […] 머리를 9하라, 머리를 가지고 노는 9가지 방법 […]

  2. […] 정철님: 머리를 9하라, 머리를 가지고 노는 9가지 방법 […]

  3. […] 머리를 9하라, 머리를 가지고 노는 9가지 방법 […]

  4. […] 경기 콘텐츠 코리아 랩 특강 참석: 정철님 […]

    2016 | Chris Choi's Blog

    September 15, 2016 at 12:57 pm

  5. […] 정철님: 머리를 9하라, 머리를 가지고 노는 9가지 방법 […]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