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Choi's Blog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

with 2 comments

저는 원래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여행을 싫어했습니다. 런던에서 어학 연수를 마칠 즈음, 유럽 여행을 하고 오라고 외삼촌 두 분이 용돈을 송금해 주셨습니다. 저는 여행 대신 그 돈을 가져와 PC를 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여행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이유는 없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Tech와 독서를 테마로 여행을 바라보니 여행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Link 1. ‘Trip to Dublin, Silicon Valley, and Seattle’]

[Link 2.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함께 품기, Amazon Books’]

[Link 3. ‘Las Vegas, Zappos, Downtown Project’]

 

여행에 대한 관심도 늘어, 향후 몇 년 간의 여행 일정도 아내와 결정했습니다. 앞으로의 여정이 기대가 됩니다.

여행, PD, 이 두 단어를 들으면 떠오르는 분이 있습니다. 탁재형 PD입니다. 그의 신간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와 인생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_Image 1.jpg

[Image 1]

 

타이틀

여행 다큐멘터리 PD, 여행 팟케스트  ‘탁PD의 여행수다’ 진행자, 작가라는 세 가지 타이틀이 있습니다. 아직은 뿌리가 되는 PD라는 타이틀이 가장 좋습니다. 앞으로는 작가라는 타이틀도 좀 더 어울린다면 좋겠습니다. 요즘 추가된 타이틀 하나는 ‘여행 저널리스트’입니다. 여행을 둘러싼 컨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권의

“스피릿 로드”, “탁PD의 여행수다”,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 “스피릿 로드”는 좋아하는 주제인 술에 대해 신나게 썼습니다. “탁PD의 여행수다”는 출연자 분들의 컨텐츠를 포함한 팟캐스트 내용을 큰 어려움 없이 정리했습니다.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는 주제는 쉽게 잡았지만, 어떻게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낼 것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가장 힘들게 쓴 책이고 과정이 고통스러워 가장 애착이 가는 책입니다.

 

제목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는 에디터의 머리 속에 떠오른 제목입니다. 많은 토론과 후보작이 있었지만, 정작 제목은 책 안에 들어 있었습니다. 비에 대한 푸념, 비가 주는 외로움과 쓸쓸함을 다뤘습니다. 어디 가기만 하면 비를 몰고 다니는 PD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제목을 듣는 순간,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바로 떠올랐습니다. 말하고 싶었던 정서가 제목에 담겼기 때문입니다.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에디터는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는 책을 기대하셨습니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좀 우울하고 외로운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누가 읽겠어?’ 하는 자기 비하가 들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인 여행자의 정서로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비자발적으로 일상의 짐을 짊어지고 가는 여행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외롭고 쓸쓸하고 고독한 정서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다시 다음 챕터를 쓰게 한 것이 ‘랄프’의 이야기입니다. ‘정말 쓰고 싶어 시작한 에세이인데, 감정과 생각을 오롯이 표현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무기력에 빠져 있을 수 있어?’ 하는 생각을 들게 한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힘과 도움이 되기도 하고, 한계 짓지 않고 다양한 면을 보게 합니다.

 

가장 쉽게, 그리고 가장 어렵게 에피소드

가장 쉽게 쓴 에피소드는 ‘from 조연출’이었습니다. 오버하는 PD에 대한 소고로, 3시간만에 썼습니다. 그 친구의 감정을 이입해 봤습니다.

그에 반해 ‘라마단의 기억’은 어렵게 쓴 글입니다. 쓰면 쓸수록 에세이가 무엇인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보편적인 생각과 감정을 건드리지 못하는 칼럼 같은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PD의 문법을 벗어나기 위해, 빼고, 줄이고, 보편적으로 생각할 만한 느낌을 담으려 노력했습니다.

 

글쓰기

정신 없고 복잡한 방송 현장에서는 단순한 노트가 오히려 기록에 큰 힘이 됩니다. 처음에는 문장 단위로, 다음은 개조식으로, 다음은 단어 단위로 옮겨 갔습니다. 물론 스마트폰에 담는 사진도 큰 도움이 됩니다. 책을 쓰겠다고 마음 먹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열 권 남짓 노트를 책상 한 켠 책꽂이에 꽂아 두는 것이었습니다.

 

방송

고등학교 때부터 신문방송학과에 가고 싶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방송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 이후로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여러 영역 중에서 해외 컨텐츠를 전문으로 다루는 선배들에게 배우다 보니 해외 여행을 전문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팟캐스트와 책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전반적 방향은 설정한 것이지만, 의도치 않은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저자 소개

어느 순간 너무 못 놀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더 이상 놀지 못하면 불행해 질 것 같아서 놀아야 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걸 염두하고 쓴 글이 ‘번지점프’입니다. 도약 중에서도 가장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건 아래로 떨어지는 것입니다. 동시에 가장 멀리 뛸 수 있는 점프입니다. 끈이 내 발에 잘 묶여 있는지 착지에 문제는 없을지 확실치가 않습니다. 하지만 놓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좋은 점은 덜 지치고 좀 더 오래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피라미드 구조의 사회에서 좋아해서 하는 사람이라면 좀 더 멀리 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직업이 된다는 것은 순수하게 좋아할 때만큼 열정을 갖고 하기는 어려움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나이가 먹을 수록 가지고 있는 것과 가지고 있지 않은 것, 희미해 지는 것을 알게 됩니다. 책을 써야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이유입니다.

 

여행 작가

여행 작가가 목표가 되면 오히려 한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디 다녀온 게 화제가 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일기 같은 책도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여행 작가를 목표로 하기 보다는 자기 분야를 우선 명확히 하고 여행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미 있고, 즐겁고, 행복한, 다른 이들에게 얘기해 줄 만한 여행을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야기거리를 찾고 책을 써야 생명력을 가진 공감이 되는 책을 쓸 수 있습니다.

 

여행

여행은 계획대로 되지 않습니다. 계획에 연연하다 보면 더 재미있는 것을 놓칠 수 있습니다. 큰 방향만 잡고 나머지는 우연에 마음을 열고 순간을 즐기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시간과 돈 등에 대한 마음의 조급함을 벗고, 여행할 때만이라도 일상의 루틴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휴가

휴가로 여행을 가면 비행기표와 첫 날, 그리고 마지막 날 숙소만 예약하고 떠납니다. 여행자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첫 날 숙소를 잡습니다. 첫 날 갈 곳이 있으니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고, 다음 날 여행자 거리에서 다음 숙소를 예약합니다. 마지막 날은 조금 좋은 숙소에서 편안히 쉬고 여행을 마무리합니다.

 

Implication

책을 읽으면서, 탁재형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행의 맛’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 여행들에서 느꼈던 소중한 느낌들도 지워지기 전에 글에 담아 보고 싶고, 앞으로의 여행에 대해서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꿈 꿔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Career에 대해서도 느낀 점이 있습니다. 나만의 컨텐츠를 만드는 것, 그리고 사람들과의 만남이나 집필을 통해서 컨텐츠와 경험을 더 풍부하게 하는 것은 누구나 고민해 봐야 할 일입니다. 탁재형PD님의 경험이 배움이 되었습니다.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_Image 2.jpg

[Image 2]

Advertisements

Written by Chris Choi

September 23, 2016 at 1:00 pm

2 Responses

Subscribe to comments with RSS.

  1. […] 탁재형님 […]

    북티크 | Chris Choi's Blog

    September 26, 2016 at 11:44 pm

  2. […] 탁재형 PD님,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 […]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