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Choi's Blog

창조는 어떻게 가능한가? ‘창조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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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쌓아 온 것을 허물고 – 혹은 뒤로 두고 –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이 멋있다. 부럽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교수직을 내려놓고 일본에서 미술 공부를 시작한 김정운 소장님이 새롭게 시작한 분들 중 하나인 듯 하다.

아내와 나는 김정운 소장님의 책을 좋아한다. 강연을 위해 판교를 찾은 김정운 소장님의 강연을 듣고, 그의 사인을 받았다. 주제는 ‘창조의 심리학’.

 

[Image 1, 2]

 

(개인적인 생각은 Italic으로 표시했다.)

 

수퍼갑의 조건

(선택할 있다면 많은 사람들은 을보다는 갑의 위치에 있기를 원할 것이다. 특히 갑질’, ‘갑의 횡포라는 표현을 어렵지 않게 있는 한국 사회에서 갑의 위치는 절대적이다.)

 

‘수퍼갑’이란 무엇일까? 나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어떻게 수퍼갑이 될 수 있을까?

Michael Fassbender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영화 “Steve Jobs”.

 

Steve Wozniak: What do you do? You’re not an engineer. You’re not a designer. You can’t put a hammer to a nail. I built the circuit board! The graphical interface was stolen! So how come ten times in a day I read Steve Jobs is a genius? What do you do?

Steve Jobs: Musicians play their instruments. I play the orchestra.

“Steve Jobs”, IMDb

 

기계를 완성한 Steve Wozniak의 입장에서는 화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Steve Jobs는 말한다. 자신은 지휘자라고.

 

지휘자와 속도

지휘자는 ‘속도의 편집자’다. 지휘자마다 지휘의 속도가 다르다. 베트벤 교향곡 7번의 일부 연주 시간을 측정해 보니 그 차이를 볼 수 있었다.

 

(지휘자의 역할을 속도를 편집하는 것으로 상정한 것도,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연주 시간을 측정한 것도 놀라웠다. 만약 김정운 소장님이 처음 시도하신 거라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자리가 없어 입석으로 들었던 베를린 필하모닉. 이제는 자리가 반은 비어 있다. 객석의 대부분은 노인들이 채우고 있다. 서양에서 클래식은 지고 있다. 그나마 아시아에서 젊은이들이 듣기에 클래식 음악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카라얀이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 카라얀이 음악적으로 독보적이어서는 아니다. 그는 ‘음악을 보여 준’ 지휘자였다. 75년에 “Bohemian Rhapsody’의 M/V를 만든 Queen보다, 81년 개국한 MTV보다 앞서 그는 직접 감독해 오페라 카르멘을 M/V로 만들었다. 베토벤 교향곡 9번의 M/V를 보면 첼로가 들어갈 때 첼로가 나오게 하고, 공포 영화처럼 교차 편집까지 도입했다. 음악이 빨라지면 편집이 빨라지고, 음악이 느려지면 화면이 바뀌지 않게 했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게 했다. 카라얀은 편집을 했기에 대단히 창조적이었다.

 

창조는 편집이다

Malcolm Gladwell은 Steve Jobs의 천재성이 디자인이나 비전이 아닌, 편집 능력에 있다고 말했다.

 

Jobs’s sensibility was editorial, not inventive. His gift lay in taking what was in front of him-the tablet with stylus-and ruthlessly refining it.

The Tweaker: The real genius of Steve Jobs, Malcolm Gladwell, The New Yorker, November 14th, 2011

 

창조의 큰 장애물은 열등감이다. 열등감을 가지면 온전히 보지 못한다. 열등감을 벗어나 스스로를 격려해야 한다.

 

표절? 지적 재산권?

Apple은 Sony의 Vaio의 디자인을 많이 차용했다. Steve Jobs의 눈에는 당시 Vaio의 디자인이 최고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Sony라면 어떻게 디자인했을까 생각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다음은 Braun이다. Braun의 TV와 라디오, 스피커 등 많은 부분에서 디자인을 차용했다. Jony Ive가 가장 존경하는 디자이너인 Deter Rams는 Braun에서 40년을 근무했다. 그는 지적 재산권이 없었던 시절에 제품들을 디자인했다.

Vaio는 Wega라는 독일의 전자 회사를 인수했다. Hartmut Esslinger라는 디자이너는 대표작인 Trinitron을 디자인했다. 후에 Steve Jobs는 Esslinger를 스카웃했다.

훌륭한 디자인들도 차용을 빼고는 말하기 어렵다.

 

창조? 구성주의적 사고!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없다. 모두 어디에선가 만들어진 것이다. 기존의 것을 해체해서 다시 만들면 새로 만드는 것이 쉬워진다.

‘Creativity’라는 단어는 원래 있었던 것이 아니다. (Google Books Ngram Viewer를 참고하면) 1920년대 경에 나온 단어다.

 

창조의 심리학_Image 3.png

[Image 3. Creativity의 빈도 출처: Google Books Ngram Viewer]

 

사진기가 나온 이후로 미술은 없어진 지 오래다. 한국인들은 여전히 현대 미술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미술이라 하면 실제와 닮은 걸 원하기 때문이다. 미술은 내 느낌을 그리는 것이지, 실제와 비슷하게 그리는 것이 아니다.

 

창조의 심리학_Image 4.png

[Image 4. Bauhaus의 빈도 출처: Google Books Ngram Viewer]

 

Bauhaus 출신들은 나치를 피해 시카고와 뉴욕에 정착했다. Deter Rams가 Bauhaus의 후계자다. 그 흐름이 Steve Jobs의 Apple까지 이어졌다. 창조에 대해 설명하려면 Bauhaus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창의성이란?

창조는 신이 하는 것이다. 창조는 없는 것에서 있는 것을 만드는 것이다.새로운 것을 만들려 해도 보지도 듣지도 못한 것,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은 만들어낼 수 없다. 머리에 떠올라야 만들 수 있다.

생각이란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을 머리 속에 떠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많이 보고, 많이 공부해야 한다. 창의성은 익숙해서 있는 줄도 모르는 것을 새롭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낯설게 하기 (Verfremdung) 이다.

 

21세기의 낯설게 하기

지식 기반 사회, 정보화 사회에서 낯설게 하기란 무엇일까? 구성주의적 사고가 필요하다. 이 점은 간파해 ‘에디톨로지’라는 학문을 만들었다. 에디톨로지는 자극 – 정보 – 지식 (Stimulus – Information – Knowledge) 의 세 단계를 거친다.

정보의 특징은 홀로는 의미 부여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른 정보와의 관련성에서 의미가 부여된다. 지식은 정보와 정보 간의 관계다.

정보는 넘쳐난다. 내가 원하는 대로 정보를 편집해 만들 수 있는 세상이다. 유학을 갈 필요도 없다. 앉아서 대부분의 정보에 접속할 수 있다. Amazon에 좋은 책이 넘쳐난다. 문제는 정보를 어떻게 편집하느냐이다.

창조적이 되려면 내가 원하는 정보를 마음대로 수집할 수 있어야 한다. 영어 외에 하나의 언어를 더 하면 좋다. 50대에 일어 서적을 두 권 번역했다. 일어를 하니 정보의 양이 달라졌다. 편집의 단위를 다양하게 검색할 수 있다. 언어는 기본이다.

 

(영어 전공을 하고 미국에서 가량 일하면서 영어가 훨씬 친숙해졌다. 영어로 컨텐츠를 소화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일인지 모른다. 하나의 언어를 있다면 영역이 얼마나 넓어질지 기대된다. 김정운 소장님 강연 후에 Bucket List 스페인어 공부를 추가했다.)

 

당신은 뉴스를 어떻게 읽는가?

당신은 뉴스를 어떻게 읽는가? 네이버의 다섯 줄 뉴스를 읽는가? 만약 그렇다면, 세상을 보는 창을 그들에게 맡기는 셈이다. 그 다섯 줄은 네이버 뉴스팀이 결정한다.

 

(2006년의 어느 , 지인이 나에게 물어보았다. 네이버를 열면 어디에 먼저 눈이 가냐고. 만약 연예면에 먼저 눈이 가면 연예인에 관심이 가장 많은 것이고, 스포츠면에 먼저 눈이 가면 스포츠에 관심이 가장 많은 것이라 말했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공감할 있었다. 이후로 나는 네이버를 열면 연예나 스포츠 대신 경제면이나 정치면을 먼저 보는 습관이 생겼다.)

 

창조의 심리학_Image 5.png

[Image 5 출처: 네이버 뉴스]

 

Flipboard는 내가 원하는 대로 뉴스를 편집할 수 있어 좋다.

 

창조의 심리학_Image 6.png

[Image 6 출처: Flipboard]

 

[Link 1. ‘Contents Creator, Flipboard’]

 

눈에 띄는 뉴스를 잡아내 Evernote에 복사한다. 이 때 제목을 붙이는 데 이게 중요하다. 제목에 Meta 언어 (Hashtag)를 부여하는 창조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몇 개의 Hashtag를 창조했는가가 창조의 척도가 된다. 편집의 Category가 Hashtag다.

Evernote에 있는 글의 10%도 채 쓰지 못한다. 하지만 끊임 없이 Meta 언어를 창조하는 연습을 한다. 책을 읽을 때도 끝까지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한 페이지만 읽더라도 Meta 언어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저에게는 충분히 공감되는 방식이다. 역시 Evernote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지금은 Facebook 통해 뉴스를 읽고 있기는 하지만, 전에는 Flipboard 주로 사용했다. 다만 나는 관심사에 관련된 URL이나 키워드 정도를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하는 수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김정운 소장님의 방법처럼 나름대로의 Meta 언어를 만드는 노력을 기울여 봐야 같다.)

 

창조의 심리학_Image 7.png

[Image 7. Evernote]

 

가져오는 것은 본질이다. 가져오는 것을 밝히지 않는 것이 문제다.

컨텐츠가 있으면 무서울 게 없다. 컨텐츠를 만드는 기술은 얼마나 다양한 편집의 Unit을 가지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컨텐츠를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말라. 그리고 한국어와 영어 외에 한 두 개의 언어를 하면 큰 도움이 된다.

 

독일의 기록과 편집 문화

독일 학생들은 노트 필기를 잘 하지 않는다. 대신 카드를 만든다. 필요로 하는 텍스트와 출처, 그리고 왜 필요로 하는지를 제목으로 적는다. 자신의 아이디어와 이론을 만들 때, 필요한 카드들을 주욱 뽑아서 편집하면 된다. 이론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데이터 자체는 의미가 없다. 검색의 도구가 잘 갖춰져 있고, 개념이 나의 것인지가 중요하다. 자신의 Database를 자신의 Meta 언어로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생활 속에서 편집의 기능을 다양하게 만들고, 끊임 없이 Meta 언어를 만들어야 한다. 그 훈련이 계속되어 5년, 10년 축적되어야 내 실력이 된다. 하루아침에 될 수 없다.

 

노는 만큼 성공한다

100세 시대에 은퇴 교수로 남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전략적 투자를 했다. 책에 들어가는 삽화를 직접 그리겠다는 생각으로 일본 유학 길에 올랐다. 이미지 시대에 이미지를 창조할 수 있다면 훌륭한 컨텐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미’를 고정적이고 정해진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재미는 끊임 없이 발전할 수 있다. 그림 공부를 하면서 실력이 늘 때마다 재미를 느꼈다. 일본어 컨텐츠를 다룰 수 있는 것도 큰 재미다. 영어, 독일어, 일본어로 된 책을 수집하는 것도 노는 것이고 너무 재미 있는 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존감이다. 자존감은 갖자 해서 생기지 않는다. 내가 재밌게 즐겁고 발전한다 느끼면 저절로 생긴다. 남들과 구별되는 나의 힘은 재미다.

 

References

  • 에디톨로지, 김정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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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Chris Choi

December 29, 2016 at 9:19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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