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Choi's Blog

목욕탕

leave a comment »

목욕탕 하면 떠오르는 장면들이 많다.

 

외할아버지와 목욕탕

초등학교 겨울 방학 마지막 날은 어김 없이 외갓집에서 보내곤 했다. 그리고 잊지 않고 외할아버지와 시골의 목욕탕에서 따뜻한 저녁을 보냈다. 외할아버지와 뜨끈한 탕 안에서 몸을 담그고 있는 동안에, 내 머리 속은 온통 밀린 방학 숙제 걱정이었다. 집에 돌아가서 어떻게 숙제를 마칠까? 마칠 수 있을까? 그 순간은 따뜻한 마음과 불안한 마음이 함께였다.

지금 돌아보면 모두 아름다운 추억이다. 그 때로 돌아갈 수는 없다. 하지만 아들과의 시간, 그리고 언젠가 다가올 손주와의 시간도 남아 있음에 안도한다.

 

여탕

명절에 가끔씩 어릴 적 다니던 동네 목욕탕에 간다. 몇 살까지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때도 엄마와 여탕에 갔던 기억이 난다.

목욕탕의 모습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다만 탕의 크기가 내 눈엔 언젠가부터 참 작게 느껴진다.

 

군대와 목욕탕

군대에서 좋았던 시간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지만, 그 중 하나를 고르라면 목욕일 것이다. 한겨울 늦은 밤, 따뜻한 탕 안에 들어가는 즐거움은 상상 이상이다. 군에서 유류를 담당한 덕에 목욕탕과 연관이 많았고,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오래 탕 안에 몸을 담글 수 있었다.

지금은 공중 목욕탕에서 언제든 마음대로 그 따뜻함을 즐길 수 있다. 이런 자유의 감사함을 느끼는 것은 물론 공기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과 같은 수준의 어려움이다.

 

아들과 목욕탕

아들과 가끔 목욕탕에 간다. 목욕탕 가는 일도 즐겁다. 다행히 온탕도, 냉탕도 잘 참는다. 사우나는 아직 어려운가 보다. 서로 등도 밀어주고, 물도 뿌려 준다.

목욕을 마치고 바나나 우유도 하나씩 마신다. 외할아버지와 마셨던 바나나 우유다. 허나 시대는 조금 변했다.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 바나나 우유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온탕과 냉탕이 교차되는 세상에 아들이 잘 적응해 가기를 소망한다.

 

목욕탕_Image 1.jpg

[Image 1]

Advertisements

Written by Chris Choi

February 6, 2017 at 2:12 am

Posted in Life

Tagged with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