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Choi's Blog

서민적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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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신조어 하나, ‘조중경’. 각 신문마다 내가 아끼는 코너가 있다. 그 중 하나가 경향신문의 ‘서민의 어쩌면’.

 

[Link 1. ‘내가 좋아하는 조중경’]

 

“서민적 글쓰기”로 처음 단행본으로 서민 교수님을 만났다.

 

[Link 2. ‘서민적 글쓰기’]

 

어느 새 그의 팬이 되었다. 그리고 한 권의 책이 더 출간되었다. “서민적 정치”. 팬심으로 멀리 합정까지 가서 서민 교수님의 강연을 들었다.

 

 

 

[Image 1, 2. 서민적 정치]

 

정치 현실. 심판이 없다.

정치는 자원 배분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분야다. 없어서는 안 되며, 외면해서도 안 된다. 누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는가는 무척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정치를 생각하면 혐오가 먼저 떠오른다. 싸움질, 뇌물 수수, 거짓말… 이로 인해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정치인들은 좋아할 수밖에 없다.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후보자의 수준은 유권자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전북대 신기현 교수

 

그것이 과연 정치인들만의 문제일까? 우리 정치의 특징 중 하나가 심판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슬란드는 2008년 경제 위기 때 시민들이 국회 앞으로 몰려가 시위를 했다. 결국 총리가 사임했고 정권이 교체되었다. 이후 경제 위기를 수사해 고위 공직자 29명이 구속되었다. 2016년 아이슬란드의 총리의 이름이 조세 도피처 명단에 포함되어 있었다. 총리는 사임했고, 역시 정권은 교체되었다. 내각 책임제 국가만의 일은 아니다. 아르헨티나도 우파 정권이 교체되었고, 베네수엘라도 마찬가지였다.

1997년 한국 정부는 IMF에 구제 금융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12월에 대선이 있었다. 당연히 정권이 교체되어야 정상인 상황이었다. 신한국당은 당명을 한나라당으로 바꿨다.  새로운 당의 후보이므로 경제 파탄의 책임이 없다고 했다. 경제 혼란으로 안보 문제 문제가 생기면 큰 일이라는 이회창씨의 주장은 통했다. 다행히 이인제씨가 출마해 492만 여 여권 표를 가져갔다. 최대 국난이라 불린 외환 위기에서도 경제를 망친 당이 이렇게 많은 득표를 한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녹색 성장의 실패, 자원 외교의 실패, 엄청난 측근 비리. 그 중 하나만 있어도 정권이 교체되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씨는 대통령이 되었다. 심판 받은 정권은 박근혜씨가 유일하다. 그 정도의 어마어마한 비리가 아니면 국민은 심판하지 않는다. 안타까운 일이다. 박근혜씨가 좌충우돌 해도 40%의 콘크리트 지지율은 장기간 유지되었다. 선거 때마다 이겼다. 심판 기능이 사실 상 작동하지 않았다. 물론 야당이 무능했지만, 그래도 기회는 줬어야 했다. 매번 선거에서 승리하니 정권에 경고 메시지를 줄 수도 없었다. 정부는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Video 1. ‘청문회에 등장했지만 뚫리지 않은 우병우 방패’ 출처: YTN News YouTube Channel]

 

청문회를 피해 숨어 다닌 우병우씨를 찾기 위해 현상금이 걸렸다. 그는 할 수 없이 출석했다. 어떤 생각이 들었냐는 안민석 의원의 질문에 ‘별 신경 안 썼습니다’라고 답했다. 정권이 어떻게 국민을 보는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대목이다.

심판 실종의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지역 감정, 그리고 북한. 특히 북한 이슈는 선거를 왜곡시킨다. 보수가 정말 안보에 유능한가? 천안함 폭침에 보복도 하지 못하고 사과도 받지 못했다. 연평도 포격 역시 심각한 사건이었다. 2015년 목함 지뢰 사건을 두고 북한과 연락을 끊은 박근혜 정부가 대응한 것은 고작 확성기였다. 이에 비해 연평해전을 보면 진보라고 안보에 무능하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사일이라도 쏘면 보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색깔론으로 인해 심판이 안 된다.

심판이 실종된 또다른 이유는 심판 기능을 해야 할 기관들이 할 일을 못 해서이다. 먼저 언론이다. 언론이 제 기능을 했다면 나라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지 않았을 것이다. 신문과 방송은 정치화 되어 본연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했다.

다음은 검찰이다. 검찰이 제 기능을 했다면?

일부 시민 단체도 마찬가지다. 과연 엄마 부대는 엄마의 마음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바라보았을까? 어버이 연합은?

 

젊은 층의 무관심

20대의 투표율은 60대의 투표율의 절반밖에 미치지 못한다. 젊은 층이 선거를, 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투표하는 60대에게 나라를 맡기는 것이다. 60대 이상의 표 결집력은 매우 높다. 보수 지지가 절대적이다. 그것이 합리적 판단이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 카톡을 통해 그릇된 내용의 메시지가 쉴 새 없이 오고 간다. 일종의 자기 최면이다.

 

[Link 3. ‘정치와 Digital Divide’]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여권은 콘크리트 지지율만을 믿고 오만방자한 행태를 보였다. 새누리당이 압승해 야권이 전멸할 거라는 예상이 돌았다. 불안감에 젊은이들이 각성해 투표율이 높아졌다. 처음으로 선거의 여왕을 심판했다. 물론 무조건 투표율을 높이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냉철한 판단력으로 제대로 투표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서민 교수님의 칼럼 가장 좋아하는 것이 박태환과 대한민국이다.)

 

박태환올림픽최순실

박태환은 70년대부터 금지 약물로 지정된 네비도가 도핑 테스트에서 검출되었다. 그는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몰랐다는 것이 면죄부는 안 된다. ‘금지약물인 줄 몰랐다… 박태환 주장 대법원서 인정’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다. 네비도의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의사를 상해죄로 고소했는데, 법원은 무죄를 선언했다. 다만 차트에 기록하지 말고 그냥 주사한 것이 의료법 위반으로 1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되었다. 기사의 제목이 틀린 것이다.

박태환이 몰랐다고 우기는 이유는 대중이 속아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야 올림픽에 나갈 수 있고, 메달이라도 딴다면 명예를 회복할 수도 있다.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에 찬성하는 국민이 훨씬 많았다. 우리 국민은 착하다. 하지만 박태환은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그 후에 놀라운 반전이 있었다. 바로 최순실 사태다. 김종씨는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 포기를 강요했고, 박태환은 녹취했다. 이상한 점은 왜 박태환은 녹취록을 올림픽 전에 공개하지 않았을까? 비겁했다. 녹취를 위해 녹음기를 준비한 것을 보면 박태환이 만나자고 해서 김종이 만났을 것이다.

종지부는 2016년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3관왕이었다. 정치권의 탄압을 이겨낸 감동의 재기였다. 난리가 났다. 이것이 국민 여론이다. 하지만 실상은? 박태환은 10년만에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했다. 말 그대로 25미터의 쇼트코스라 기록이 더 좋게 나온다. 정상급 선수들은 참가하지 않는 강자가 없는 대회다. 일종의 언론 플레이인 셈이다.

국가 권력의 언론 플레이는 훨씬 더 은밀하고 집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예리한 판단력이 필요하다. 행간을 읽어야 한다.

 

(서민 교수님도 당부하셨지만, 기사의 행간을 읽어야 한다. 신문에 났다고 팩트인 것은 아니다.)

 

2014년 11월 세계일보의 정윤회 국정 개입 보도로 최순실의 이름이 처음 등장했다. 권력 서열 1위가 최순실이라는 보도는 충격적이었다. 국민적 관심의 폭발이 조사로 이어졌어야 했다. 박근혜씨는 청와대 문건 유출을 국기 문란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박관천씨는 기록 유출로 구속되고, 최 모 경위는 자살했다. 통일교 재단은 특별 세무 조사를 받았다.

그 동안 우리는 뭘 하고 있었을까? 조현아씨의 땅콩 회항이라는 막장 드라마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최초의 비행기 유턴, 재벌 2세의 갑질, 악녀. 어떤 막장 드라마보다 막장인 현실이었다. 한 사람의 인격 장애가 최순실 사태를 제쳐 놓고 관심을 가질 만한 일이었는가? 이 때 우리가 최순실에 관심을 가졌다면 2년 전에 최순실 농단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2년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다.

변화의 시작은 2014년 4월이었다. 안민석 의원은 정유라의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김희정씨 등은 정유라를 옹호하며 훌륭한 선수를 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제 기능을 못하던 언론도 돌변했다. 조선일보는 우병우씨의 부동산 의혹을 최초 보도했다. 비판 언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우병우씨 정도는 다룰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우병우씨는 최순실과 연결되는 성역이었음을 간과했다. 정권의 보복이 시작되었다. 송희영 주필의 호화 외유가 터졌고, 조선일보는 최순실 관련 조사를 중단했다.

이 때 한겨레가 나서 K 스포츠, 미르 재단을 조사했다. 이대생들도 나섰다. JTBC는 태블릿 PC 특종을 공개했다. 제대로 된 언론사만 있어도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언론사를 믿어 주고 신문을 읽어 주는 독자들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해야

우리 사회의 최대 문제는 청년 일자리다. 청년 실업률은 12.5%에 달한다. 그들은 결혼도 포기하고 벼랑에 몰렸다. 말 그대로 ‘헬조선’이다. 청년들이 어려워진 것은 자신을 대변해 줄 정치인이 없다는 것도 한 원인이다. 70대 이상의 국회 의원은 여전히 많은 반다. 하지만 그들이 과연 젊은이들의 생각을 대변해 줄까? 신보라씨는 청년청 신설을 주장하고 청년 관련 법안 발의도 여러 건 했다. 김광진씨도 자신이 왜 국회에 들어왔는지 알았다. 하지만 현재 20대 국회 의원은 한 명도 없고, 30대도 3명에 불과하다. 물론 조성주씨처럼 나이가 있어도 청년에 관심 많은 분들이 있지만, 아쉽게도 비례 대표로 선출되지 못했다.

청년들은 자신을 대변해 줄 이가 누구인지 살펴 보고 표를 주는 건 어떨까? 2, 30대가 모여서 자신들의 후보를 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큰 정당에 30대를 비례 대표 안정권에 두라고 요구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청년들은 연대를 하지 않는다. 90년대는 시위를 해야 했지만, 이제는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고 모이기만 하면 된다. 많은 수가 모이면 정치권도 쉽게 무시하지 못한다. 그 자체가 권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여야 한다. 스스로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하는 세상이다.

수퍼맨과 배트맨은 상대가 안 된다. 하지만 배트맨이 10만명 모인다면? 한 번쯤 해 볼만한 싸움이 되지 않을까? 연대를 하면 뭐라도 해 볼 수 있다. 개인의 노력으로 취업의 문을 통과할 수 있다. 하지만 연대해서 취업의 문을 넓히는 방법도 있다. 프랑스에서 정년 연장 법안이 통과되자 고교생들까지 시위에 나섰다. 스페인 역시 일자리 부족으로 청년들이 시위에 나섰다. 우리는? 개인의 탓으로 돌리거나 침묵한다. 기껏 술자리에서나 나라 탓을 한다.

 

양들이 죽었죠? 침묵해서예요.”

서민

 

청년들이 유일하게 해낸 일이 등록금 동결이다. 등록금 동결을 위해 학생들은 엄청난 노력을 했다. 연대해야 말발이 먹힌다.

연대의 조건 하나. 스마트폰을 버리자. 스마트폰으로 인해 모여도 말을 안 한다. 스마트폰은 단절과 소외의 매체다. 신문을 읽지 않는다. 정치에 무관심해진다. 스마트폰으로 설현에 관한 뉴스만 본다. 성희롱과 성추행에 대한 뉴스가 인기 있는 것은 재미있고 쉽고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책을 읽자. 책은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 준다. 신문 기사를 보면 자기만의 독해법이 생기고 판단이 된다. 공감 능력도 길러준다. 연대도 가능하다. 하지만 대학생의 40%가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한 권도 빌리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박근혜씨가 독서를 한다고? 책을 읽었다면 그런 대통령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을 외면했던 행태는 공감 결여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Implication

서민 교수님의 글을 읽으면 마음이 시원해진다. 나와 시각이 같아서일까? 그건 아닌 듯 하다. 공감의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시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는 산더미지만, 공감과 연대의 힘으로 하나씩 풀어간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을 가져 본다.

 

아들과 함께 강연 참석하기

서민 교수님의 강연을 아들과 두 번 참석했다. 다행히 강연이 끝날 때까지 조용히 앉아 있었다. 물론 처음 야구를 보러 갔던 날처럼 지루해하긴 했다. 아빠는 엄마 눈치를 덜 보고 강연에 참석하고, 엄마는 남자 둘이 집을 떠나니까 일손을 덜고, 아들은 강연 후에 그림책과 마카롱의 호사를 누린다. 괜찮은 Dea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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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3. 아들과 난생 처음으로 참석한 강연. 서민 교수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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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4. 두 번째 참석한 강연]

 

강연이 끝나고 책을 선물해 주려 광화문 교보문고로 갔다. 이리 저리 둘러 보다가 한 코너를 가리키며 아들이 말했다. “이 책 아빠가 좋아하는 책이잖아!” 공교롭게 서민 교수님의 신간 『서민적 정치』였다. 내 책상에 놓여 있던 책의 표지를 봐서일까? 그 많은 책들 중에 그 책을 알아채다니 신기했다.

 

서민적 정치_Image 5.jpg

[Image 5]

 

 

선물을 잊어서는 안 된다. Moana Art Book, Hot Chocolate, Macaron.

 

[Image 6,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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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Chris Choi

May 1, 2017 at 5:37 pm

Posted in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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