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Choi's Blog

Netflix의 고객 지향, 그리고 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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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가 화제입니다. 『살인의 추억』, 『괴물』 등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될 만합니다. 하지만 이번엔 그보다 더 큰 화제가 있습니다. 바로 Netflix와 극장 동시 개봉입니다. 통상 국내에서는 신작 영화가 먼저 극장에서 개봉되고 일정 기간의 ‘Holdback’을 둔 후 IPTV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인기작이 아닌 일부 작품의 경우 Holdback 기간이 매우 짧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Netflix는 이 같은 관례를 깨고 동시 개봉을 선택했습니다. 대형 상영관들은 Netflix의 결정에 반발하며 『옥자』를 상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Link 1. ‘Netflix’]

 

Netflix의 고객 지향_Image 1.jpg

[Image 1. “옥자” 포스터 출처: Netflix Facebook]

 

개봉?

영화를 처음으로 상영함.’

개봉 (開封)’, 네이버 국어 사전

 

서두에서 ‘개봉’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건은 일종의 편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작품을 극장에 올려 1차로 입장료 수입을 거두고, 2차로 IPTV, 방송사 등으로부터 추가적인 수입을 거두는 것이 지금까지의 질서였습니다. 그렇다면 『옥자』는 그 질서를 달리 합니다. Netflix가 제작비를 투자한 주된 목적은 영화관에서 승부를 걸기 위함이 아닙니다. Netflix의 Original Series를 강화하기 위함입니다. 드라마를 넘어 영화로 Original Series의 지평을 확대하기 위함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극장 수입까지 거둘 수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결국 영화관 상영은 고객 확보, 고객 Retention의 일환입니다.

 

Netflix의 고객 지향_Image 2.png

[Image 2. Netflix Originals 출처: Netflix]

 

대형 상영관들의 입장에서는 새로이 접하는 위협임에 틀림 없습니다. 기존의 Value Chain을 깰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현재의 투자-제작-배급-상영 환경을 와해하는 어떠한 시도도 달가울 리 없습니다. 사업 영역을 불문하고 이전에 없었던 일종의 ‘Disruption’을 처음부터 수용한 예는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대형 상영관들도 저항을 선택했습니다. 고려할 사항이 많겠지만, 고객과 감독의 불편이라는 관점에서 이 현상을 바라봤습니다.

 

고객의 불편

한 명의 고객으로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편의 영화를 보기 위해 나는 정해진 시각에 정해진 장소 (영화관) 가야 하는가?

가격을 지불하고 편안한 장소에서 보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데도 신작 영화는 극장에서만 봐야 하는가?

 

대형 상영관들은 이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도 답이 극장이라면, 왜 극장이어야 하는지 고객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정에도 화질 좋은 대형 TV와 편안한 소파가 있습니다. 대형 스크린과 팝콘만으로는 답이 되지 않습니다.

On-Demand라는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고객의 불편을 인정하고 불가피한 수요 감소를 감수하되, 극장만의 장점을 강화하는 것이 빠른 길이 아닐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면 영사기 대신 LED 스크린을 사용하는 시도는 훌륭한 차별점이 될 수 있습니다.

 

감독의 불편

최근 들어 헐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투자하고 제작하는 한국 영화가 눈에 띕니다. 20th Century Fox의 『곡성』, Warner Bros.의 『밀정』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투자 금액도 그렇지만, 편집권을 상대적으로 더욱 존중한다는 점이 감독들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Link 2. ‘곡성’]

[Link 3. ‘밀정’]

 

Netflix 역시 감독에게는 위 두 가지 측면의 장점을 누리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Stakeholder가 일반 영화에 비해 적습니다. 물론 자체적으로는 집계하겠지만, Netflix Original Series는 View 수를 대중에 공개하지 않습니다. 관객 수가 준실시간으로 공개되는 개봉 영화에  비해 감독의 부담감이 조금은 덜하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옥자』는 ‘Global Original’로 제작되었습니다. 해외 진출이 용이하다는 점까지도 봉준호 감독은 고려했을 것입니다.

 

No Ad, Binge Watching, and etc.

Netflix의 고객 지향을 위한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컨텐츠를 시청하기 전에 한 두 편의 광고를 봐야 하는 이유를 고객들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한 주에 두 개의 에피소드만을 공개하는 것은 어떤가요? 감질나게 다음 편을 기다려야 하는 이유를 고객들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Netflix에는 광고가 없습니다. 에피소드 전편을 한 번에 공개해 고객들이 몰아서 보는 ‘Binge-watching’이 유행이 되었습니다.

이 같은 시도는 Netflix – 극장 동시 개봉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Netflix의 다음 시도는 과연 무엇일까요? 영화 산업과 대형 상영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궁금합니다.

 

[Link 4. ‘맞춤 추천의 비법, Netflix – Binge-watching]

 

다양성의 계기

이 현상이 아쉬움만 남긴 것은 아닙니다. 대한극장 등 『옥자』를 개봉한 중소 규모 극장들에 오랜만에 관객들이 몰렸습니다. 상당 수 관객들이 좀처럼 가지 않았던 상영관을 찾게 된 것이 상영관의 다양성, 상영 작품의 다양성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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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Chris Choi

July 11, 2017 at 12:1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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