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Choi

인형과 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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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더 이상 갖고 놀지 않는 인형이 여럿 놓여 있었다. 아내에게 시간 날 때 정리하라고 말했다. 그 순간 아차했다. 나 역시 하나의 인형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어느 순간 쓸모 없어질 때 나도 언젠가 떠나야 할 것 같아서. 어쩌면 이미 쓸모가 없는 지도 모를 일이다. 인형들에게 미안했다. 물론 우울하지만은 않다. 그것도 내 인생이니까.

 

인형과 짤림_Image 1.jpg

[Image 1]

 

가끔 아내와 짤림에 대해 얘기할 때가 있다. 하루 휴가를 낼 때 할 일이 없으면 가끔 율동공원을 몇 바퀴 산책한다. 내가 짤린다면 아마도 그 곳을 계속 돌지 않겠냐고 아내에게 말했다.

 

H: 때는 공원 켠에 있는 훌륭한 카페에서 라떼 잔도 하지 못할 것이다.

H: 대신 집에서 믹스 커피 수는 있겠지? 혹시 조차도 어려우면 어떡할까?

W: 은행에서 커피 가야지.

H: 아무 없이 은행 가서 커피 가져가기는 민망한데.

W: 통장이라도 재발급 받던지.

 

이렇게 농담으로 내 고민을 받아 주는 아내의 이해심에 감사를 표한다.

몇 가지 더 추가해 본다.

 

  • 책과 음반 구입, 뮤지컬 공연은 끊는다. Netflix도.
  • 여름과 겨울엔 동네 도서관을 이용한다. 걸어서 다닐 수 있어 차비를 쓸 일이 없다. 지하 식당도 저렴하고 맛있다. 물론 그 돈도 여의치 않으면 도시락을 싸 갈 것이다.
  • 스마트폰은 음성 전용 요금제로 변경할 것이다. 집에서 인터넷과 IPTV를 쓴다는 것은 사치다. 공공 와이파이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구직은 만만치 않겠지? 사실 이런 고민을 할 시간에 직장을 오래 다닐 방법을 강구하는 편이 훨씬 생산적일 수도 있겠다.

 

가는 나를 보는 동네 시선들

무슨 뜻인지 너무 알아

어쨌든 뭐가 되든 언제 되든 되긴 테니까 보라니까

믿거나 말거나 나의 때는

백수의 아침”, 신해철

 

언젠가 그 때가 오더라도 신해철 형님의 노래 가사처럼 살고 싶다.

Written by Chris Choi

September 10, 2017 at 11:52 pm

Posted in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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