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Choi

선녀와 나무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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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선녀와 나무꾼”을 읽어 주면서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효자

나무꾼은 효자였음에 틀림 없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홀어머니를 버리고 번화한 지역으로 도망치듯 떠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늘 나라로 올라가서도 마음은 아프겠지만, 어머니를 뵙겠다는 생각을 접고 행복하게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Tragic flaw가 되긴 했지만, 어머니를 보기 위해 고향을 찾는 마음이 그의 중요한 정체성이다. 그래서 슬프고도 아름답다.

효심은 많은 것을 말해 준다. 어머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슴의 목숨을 살렸을 것이다. 그 마음으로 선녀에게 사실을 고했을 것이다.

 

선택

인생은 선택이다. 선녀의 옷을 숨길까, 말까? 옷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선녀에게 말할까, 말까? 아이들을 보기 위해 하늘로 올라갈까, 말까? 어머니를 보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갈까, 말까? 물론 말에서 떨어져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게 된 것은 그의 선택이 아니었지만.

어떤 선택도 완벽한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 하나를 택하면 다른 하나를 버려야 할 때도 많다.

 

  • 홀어머니를 계속 모시고 사는 것. 아내와 자식 없이 어머니와 쓸쓸이 사는 삶.
  • 아내에게 끝까지 거짓말을 하는 것. 하늘을 그리는 아내의 아픔을 바라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자책. 그 또한 나의 고통이다.
  • 하늘에서 사는 것. 자식을 그리는 어머니의 고통은 온전히 나의 고통이다.

 

이산 가족

이산 가족의 사연이 한 두 가지는 아닐 것이다. 자유와 가족 사이에서 갈등한 분들도 계셨겠지? 어떤 선택을 내리더라도 가슴 저리는 선택이 될 것이다. 시간이 치유해 주기를 바랄 뿐. 나는 짐작도 할 수 없는 선택이다.

 

Happy Ending

나는 조금 억지가 될 지라도 해피 엔딩이 좋다.

 

할머니, 아버지, 하늘로 올라 오셔요!’

 

이런 엔딩을 상상해 본다.

그러나 아마도 짧은 시간이지만 가정을 이루어 행복을 느끼고, 다시금 어머니도 만난 것을 나무꾼은 행복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그 행복까지도 부정하지는 않았으리라 믿는다.

Written by Chris Choi

December 31, 2018 at 1:54 pm

Posted in Liter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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