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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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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는 참 오묘하다. 낭만이 가득한 시절이었다. 통기타와 청바지.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 낭만을 즐길 여유가 없는 시절이기도 했다. 유재하의 음악은 서슬 퍼런 전두환의 사진 앞에 자취를 감춘다. 청바지를 입은 대학생들은 청바지로 위장한 폭정에 무너진다. 80년대는 그래서 참 오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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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1]

 

남영동 대공분실

‘지옥’이 무엇이냐고 박처장 (김윤석 배우님) 이 한병용 (유해진 배우님) 에게 묻는다. 나는 이렇게 대답하겠다. ‘남영동 대공분실’이 지옥이라고. 당신들 같은 악한에 둘러싸인 이 곳이 지옥이라고. 『남영동 1985』의 실제 주인공인 故 김근태님에게도 그 곳은 지옥이었을 것이다.

물론 누군가에게 그 곳은 애국을 위한 장소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돈을 버는 장소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장난 치는 것도 거리낌 없는 편한 장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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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2]

 

탐욕

박처장의 얼굴에 탐욕이 가득하다. 안기부장 (문성근 배우님) 의 얼굴에 탐욕이 가득하다. 사진 속 전두환의 얼굴에 탐욕이 가득하다. 비뚤어진 애국심, 비뚤어진 충성심. ‘받들겠습니다.’ 종교도 아닌 것이, 무엇이 무엇을 받든단 말인가!

그들이 탐욕에 부모의 피눈물은 한낱 감정 소비일 뿐이다. 죽은 아들 손 한 번 만지게 하지 못하는 그들의 탐욕은 저주 받아 마땅하다! 지금 이 땅에 살아 숨 쉬고 있다면 사죄하라!

 

전화

전화는 명령이다. 전화를 걸거나 전화를 받는 장면에서 상대의 목소리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다만 전화기에 붙어 있는 표식이 상대가 누구인지를 보여줄 뿐. ‘윗선’이 누구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테니스장에도, 장막 뒤에도, 자동차 안에도 전화기는 항상 자리를 차지한다.

대신 기자들이 속보를 전하기 위해 달려간 공중전화는 미어 터진다. 정체된다. 속도의 차이다!

 

기자, 언론

목숨을 걸고 취재했던 기자들. 그 때의 동아일보와 그 때의 중앙일보. 동아일보 사회부장 (고창석 배우님) 이 칠판에 하얀 분필로 적혀 있던 보도지침을 지워 버리는 장면이 감동 포인트 중 하나였다.

그들은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가? 기자 정신은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가? 이 영화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정말 궁금하다.

 

시대는 진화한다!

수 년 전 박근혜 정권 때 영화 제작이 시작되었을 텐데,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고초를 감수했을 것이다. 그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 싶다.

‘세상이 바뀔까요?’ 아니, 세상은 바뀐다. 아니, 세상은 바뀌어야 한다.

 

감독, 배우들

전작 『지구를 지켜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에서 『1987』까지. 배우들이 작품마다 변신하듯, 장준환 감독도 훌륭한 변신을 했다.

 

[Link 1.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김윤석 vs. 하정우. 『추격자』 김윤석 승, 『황해』하정우 승. (애매하지만) 『1987』에서 역시 막상막하였다. 잘 맞는 짝이다.

최고의 조연들이 모였다. 유승목, 박지환, 김의성, 최광일, 김종수, 조우진, 문성근, 오달수, 고창석, 우현, 정인기. 30년 전 이야기지만 시대극을 위한 과장은 없었다.

누구보다 우현 배우님. 학생 운동에 앞장 섰던 그가 치안 본부장 역할을 해 주셨다. 색다른 감격이었다. 그의 감회가 어땠을까 참으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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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Chris Choi

January 27, 2018 at 12:0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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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비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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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수, 평점과 관계 없이 느즈막히 재미 있게 본 영화 『극비수사』. 김윤석 배우님과 유해진 배우님의 조합만으로도 볼 만한 영화. 그들의 연기력은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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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1]

 

 

‘형사’와 ‘도사’. ‘사’자로 끝나는 두 글자. 감에 의존해야 하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형사는 거의 마지막까지 도사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다 마지막에는 협력하게 된다. 영화 『살인의 추억』과 닮은 듯 다른 모습이다.

실제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인맥과 비리에 찌든 조직이 수사를 망친다. 그 사이 유괴된 아이는 점점 더 멀어진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무관하다 할 수 없어서 더 씁쓸하다.

Written by Chris Choi

July 3, 2016 at 11:1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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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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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이 한참 지난 후에 『검은 사제들』을 봤다. 믿고 보는 배우 김윤석 배우님의 주연 작품이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타짜』와 『황해』에 이어『검은 사제들』에서도 김윤석 배우님의 카리스마는 손색이 없었다. 이제 그는 좋은 배우를 넘어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김윤석 님의 연기가 지루하지 않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김윤석님이 세상을 떠난 영신이 (박소담 배우님) 를 앞에 두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었다. 지금까지 영화 내내 강함으로 일관하던 김신부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 자체는 사실 어색함이 있었다. 무언가 Clue를 찾기가 어려웠다. 김윤석님에 대한 비판 중 하나는 로맨스를, 따뜻한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심지어『타짜』에서는 이런 대사도 있었다.

 

, 복수? 죽은 곽철용이가 느그 아버지냐? 복수한다고 지랄들을 하게? 복수 같은 그런 순수한, 인간적인 감정으로다가 접근하면 되지…  이런 자본적인 개념으로 다가 나가야지.”

『타짜』

 

이런 점에서 그의 자연스러운 눈물은 마음 깊은 곳의 따뜻한 감정을 그의 언어로 표현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강동원님의 캐스팅도 좋았다. 『황해』에서 강한 면정학 곁에 김구남이 있었던 것처럼, 『검은 사제들』에서 김신부 곁에는 최부제가 있다. 물론 강단이 있으면서도 약한 구석이 있어야 하는데, 강동원님이 그 역할에 제격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박소담 배우님의 연기는 대단했다. 류승완 감독이 씨네타운 나인틴에 출연했을 때 박소담 배우님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다. 역시 훌륭한 배우다. 개인적으로 공포 영화를 좋아하지 않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악령에 씌인 인물들 중 최고였다.

감독이 천주교에 대해 비판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몇 장면에서 종교의 정치색을 보여준 것은 영화의 해석의 여지를 넓혀준 것 같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Video 1. “관객들이 좋아하는 영화 만드는 게 목표” 출처: JTBC News YouTube Channel]

Written by Chris Choi

December 15, 2015 at 7:43 pm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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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에게 그림은 단 하나의 낙이다. 그림을 통해 한 소녀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의 Happy ending도 그림에 담기게 된다. 그러나 그것을 막는 것은 총이다.

이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는 화이가 집에 돌아와 다섯 명의 아빠를 만나는 장면이다. 다섯 아빠는 화이에게 모두 다른 의미이다. 범수 (박해준님) 는 함께 목욕을 가고 장난칠 수 있는 아빠다. 동범 (김성균) 은 웃으면서 화이에게 돈뭉치를 쥐어 준다. 기태 (조진웅님) 는 푸근하다. 진성 (장현성님) 은 어머니 같다. 화이는 유일하게 석태에게만 ‘아버지’라 부른다. 거리감이 있는 아빠다. 그러나 어린 시절 괴물을 본 공통점이 있다. 낳은 정도 중요하고, 기른 정도 중요해서일까. 시기라는, 범죄라는 좋지 않은 자양분을 흡수하며 자랐다는 것, 그로 인해 괴물에 시달렸다는 것, 그리고 범죄를 통해 괴물로부터 벗어났다는 것은 꼭 닮았다. 석태는 사랑하는 여자를 겁탈하고 집에 감금했으며, 온정을 베풀었던 형을 불구로 만들었다. 화이는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친부를 살해했다.

화이가 모든 아빠들을 죽이고 싶었지만, 오직 기태만은 죽이고 싶지 않았다. 탑에서 기태가 떨어지려고 하는 순간, 화이는 어떻게든 기태를 살리고 싶었다. 서로에게 따뜻함이 되었다. 기태는 살가운 아빠의 전형이다.

진성은 성격 상 섬세하게, 그리고 자신들과 다르게 화이를 키우고 싶어했다. 엄마 같은 아빠다.

동범은 자동차로 화이를 쫓을 때 기괴하게 웃는다.

Ending Credit을 보지 않고 나가는 관객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어지는 그림들이 내게는 영화의 결론을 담고 있는 듯 하다. 화이의 뿌리는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모두 온전히 자신의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장준환 + 김윤석. 이 호흡이 아니라면 과연 이 정도의 강도를 끌어낼 수 있었을까? 여진구, 장현성, 조진웅, 김성균, 박해준, 임지은. 최고의 조연들이다.

Written by Chris Choi

November 10, 2013 at 5:2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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