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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의 취향 존중 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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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은 Italic으로 표시했습니다.)

 

인권을 주제로 한 창작물의 대부분은 인권을 유린한 사람을 악마로, 당한 사람을 천사로 그립니다. 인권 신장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인권을 유린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리 같은 사람들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잘못을 저지릅니다. 인권을 유린하는 쪽을 타자화해서는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해자 측면에서 만들어 보자는 것이 “창”의 컨셉입니다. 관객은 정철민에게 동화됩니다. 그가 폭력을 가한 이유가 있다고 관객은 생각합니다. 가해자에게도 이유가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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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1]

 

부산행

“부산행”의 결말은 기획 초기부터 정해져 있었습니다. 거대 자본과 감독이 싸우는 구도에서 어쩔 수 없이 나온 결론이 아닙니다. 대부분 자본과 감독, 제작사는 한 팀입니다. 대립 구도가 아닙니다. 한 팀으로 활동하지 않으면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없습니다.

 

[Link 1. ‘부산행]

 

“부산행”이 호평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좀비 영화에 감정을 넣었다는 것입니다. 한국식 영화의 장점입니다. 보편적 감수성이 표현되지 않았다면 천만 관객에 이르지 못했을 것입니다. 세계 시장에서도 독특한 영화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천만 영화는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소재를 가져야 합니다. 천만 영화를 보면 소재가 한정적입니다. 좀비만으로는 6-70대와 여성 관객을 움직이기 어려움을 알고 있었기에, 크게 잘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최초 기획부터 감수성이 결합되도록 디자인 되어 있었습니다.

국내의 첫 좀비 영화를 만들어야 했기에 어떻게 좀비를 표현할 것인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몇 편의 Reference를 봤는데, 분장이 과해지니까 이질감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서양인과 동얀인의 분장이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홍콩 작품들도 우리가 갈 방향과는 달랐습니다. 움직임에 집중해 작업했습니다.

“부산행”은 첫 실사 영화였습니다. 실사 영화가 애니메이션에 비해 표현에 제약이 있다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많은 자본이 들어와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의외로 애니메이션은 제약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창”의 군복처럼 미묘한 부분에서 표현이 잘 안 됩니다. 또한 산업 자체가 크지 않아 할 수 있는 이야기의 제약이 많습니다.

 

배우

영화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배우를 선호합니다. 배우뿐만이 아닙니다. 영화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스태프를 선호합니다. 최고의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영화를 입체적으로 봅니다. 훌륭한 무술 감독은 화려한 액션을 보여 주기 위해 영화의 흐름을 벗어나는 우를 범하지 않습니다. 모든 스태프들은 감독 이상으로 영화의 전체를 분석합니다.

영화는 수 많은 퍼즐들의 조합입니다. 자신의 포지션이 어떤 퍼즐인가를 아는 게 중요합니다. 송강호님의 최고의 연기는 “밀양”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도연님의 도드라지는 연기를 옆에서 받쳐 주는 자신의 포지션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캐릭터에만 집중해서는 안 됩니다. 영화는 Running time 내에서 완벽한 세계를 보여 줘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퍼즐들이 잘 짜여져야 합니다.

 

사회 문제, 창작의 고통

주로 무거운 사회 문제를 다릅니다. 영화의 사회성은 오히려 큰 Entertainment의 요소가 됩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면서 삶과 비슷한 일과 사람을 본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그걸 발견하지 못한다면 다른 것으로 채워야 하는데, 오히려 그게 더 힘든 일입니다.

창작의 고통과 두려움은 그냥 느낍니다. 진도가 나가든 아니든 계속 시나리오를 씁니다. 시나리오는 PC 대신 주로 수첩에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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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2]

 

블랙 코미디

차기작은 초능력에 관한 작품입니다. 한국에서 잘 되지 않는 블랙 코미디를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한국 영화를 방화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주로 코미디와 멜로가 차지했습니다. 그 시기가 지나고 블랙 코미디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장선우 감독, 여균동 감독이 있었으며, 그 시절은 짧았습니다. 그 시절을 이어 이창동 감독, 박찬욱 감독 등 리얼리즘 기반의 웰메이드 영화가 등장했습니다. 짧게 존재했던 블랙 코미디 시기를 동경합니다. 그걸 현대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반칙왕”, “조용한 가족”이 그 계보를 잇기는 했지만 요즘은 그런 작품이 없습니다. 요즘 영화들은 스타일이 편향되어 있습니다.

 

감동

영화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만든 영화와 음악, 소설을 많이 즐기고, 많은 감동을 받으세요. 왜 나는 그 작품들에서 감동을 느꼈는지를 생각하다 보면 나중에 영화를 연출할 때 Reference가 됩니다. “부산행”에서 연출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신파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예전에 감동 받았던 작품들에서 느낀 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젊은 시절에 많이 즐겨야 합니다. 작품을 만들 때 시간을 내서 감동을 느끼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Clint Eastwood 감독의 “Mystic River”는 서사를 다루는 방식에 크게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안 감독이 연출한 “Brokeback Mountain”의 원작 소설도 좋습니다.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갈증”은 극에 달하는 영화입니다.

 

Artist

아이를 아티스트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아티스트에게는 이름이 자신의 가치가 됩니다. 회사 명함으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 주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아티스트의 길은 전적으로 자신이 선택하고 책임을 지며,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길입니다. 하지만 어려움을 이겨내고 아티스트로 불릴 때, 이름에서 모든 것이 표현됩니다.

 

(누군가에게 소개를 의례적으로 명함을 내밉니다. 일과 관계된 만남이 아닐 때도 그럴 때가 종종 있습니다. 명함 위에 찍혀 있는 회사명과 직급이 나의 Identity 됩니다. 사실 일은 인생의 일부입니다. 명함을 넘어서는 Identity 갖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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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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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Chris Choi

October 2, 2016 at 12:01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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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와 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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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도가니』를 봤다. 『부산행』과 닮은 점이 많았다.

 

[Link 1. ‘도가니’]

[Link 2. ‘부산행’]

 

1. 공유님이 주연이다. 정유미님도 출연한다. 두 사람의 연기는 훌륭하다.

2. 『도가니』의 강인호와 『부산행』의 석우도 닮았다. 강인호와 석우는 딸이 하나 있다. 극의 초반에는 현실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강인호는 교사가 되기 위해 5천만원이라는 큰 돈을 학교 발전 기금이라는 명목으로 낸다. 석우는 개미들의 몰락은 안중에 없다.

3. 그러나 사랑이 있다. 강인호는 학생들이 고통 받는 모습을 외면하지 않는다. 석우는 딸을 구해야 되겠다는 집념으로 가득하다. 사랑이 그들을 성장시킨다. 결정적인 순간에 나를 버린다.

4. 현실에 분노가 끝까지 치밀어 오른다. 현실의 모습은 다르지만, 인간의 탐욕이 그 시작임은 분명하다. 어른들의 탐욕이 아이들마저 괴롭힌다.

5. 교육 기관, 경찰, 교회, 언론, 법정, 정부. 다양한 모습의 비리들이 우리의 모습인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이야기다. 그 현실은 피해자들을 비웃는다.

6. 우리가 기대하는 Happy ending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희망을 본다. 그들이 가리는 희망을 우리는 본다.

 

[Image 1, 2]

Written by Chris Choi

September 6, 2016 at 12:33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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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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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향하는 KTX 기차가 터널을 통과한다.

 

KTX + 터널 =

“부산행” + “터널”

Written by Chris Choi

September 2, 2016 at 7:5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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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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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KTX를 탄 적이 서 너 번 있다. 서울역에 도착해서부터 왠지 기분이 좋았다. 기차에 오르는 사람들의 사연은 가지각색이겠지만, 부산행 기차에 오르는 사람 중에 아마도 적지 않은 사람들은 설레는 마음이 들 것이다. 해운대, 자갈치 시장을 그리며 떠나는 사람들. 고향 집을 향해 곧 출발한다는 말을 전하는 사람들. 기차는 평소처럼 조용히 출발한다. 세 시간이 채 되지 않는 길은 편안하고 안전할 것이다. 평소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 무언가 순탄치 않다. 서울역으로 가는 운전 길을 막는 소방차와 경찰차들이 막아 선다. 어린이날 딸에게 준 선물과 똑같은 생일 선물이 막아 선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것 같은 별거 관계가 막아 선다. 펀드 매니저로서의 일이 막아 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과 함께 부산행 기차에 몸을 싣는다.

 

개미들

석우 (공유님) 는 일에서는 냉정하다. 개미들의 몰락은 그의 관심사가 아니다. 아마도 필요할 때만 사용하고 버릴 사람들을 연락처에 ‘개미들’로 따로 분류해 놓았다. 자기중심적이다. 처음 좀비들을 따돌렸을 때, 성경 (정유미님) 과 상화 (마동석님) 가 미처 열차 칸으로 들어오기도 전에 문을 닫아 버렸다. 다른 사람들이 대전역에서 격리되려 할 때,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딸과 둘이서만 피하려 했다. 긴급 상황에도 꼼수는 통한다. 그런 석우가 성장한다.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며 위기를 타계해 가는 인물로. 딸의 눈물이 그 계기가 된다.

석우와 대비되는 인물이 있다. 용석 (김의성님) 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일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물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자마자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려 했다. 좀비들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함께 살아 남은 승무원을 밀쳐 버린다. 좀비들을 가까스로 뚫고 온 사람들을 믿지 못하고, 다른 칸으로 보내 버린다.

이 영화의 핵심적인 장면 중 하나는 생존자들 간의 대결 구도다. 인간 대 좀비 구도를 한창 몰고 가다가, 인간 대 인간의 구도를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는 한 할머니의 행동으로 다시 그 구도를 깨뜨려 버린다. 많이 보던 모습이다. 정치 판에서!

 

폭동

TV에 나오는 폭동 진압 장면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둘로 갈린다. 정부가 뭐 큰 잘못을 했다고 저리 난리를 부리냐는 반응. 아무리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킨다고 해도 저렇게까지 진입하냐는 반응. 분명한 것은 정부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전하지는 않는다는 것. (영화 상 설정)

 

원인

이 사건의 원인은 펀드 매니저들의 작전. (영화 상 설정. 현실에서도 작전의 결과로 인해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있는지 궁금하다.) 영화 괴물과 유사한 Fram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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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1 출처: 부산행]

 

공유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 공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 광고의 주인공 공유. 영화 “도가니”로 깊은 인상을 준 배우다. 모처럼 궁합이 맞는 작품을 만나 좋은 결과를 낳은 듯 하다. 선한, 혹은 젠틀한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번 영화로 연기의 폭을 더 넓힌 듯 하다. (물론 “용의자”도 있었지만.)

 

[Link 1. ‘도가니’]

[Link 2. ‘도가니와 부산행’]

 

Visual novel

『부산행』의 ‘Visual novel’이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책으로 영화를 읽으니 미처 보지 못했던 몇 가지 이야기가 있었다.

 

  • ‘OO그룹, OO그룹 임원진 전원 출국’. 실제 이런 일이 발생하면 어떤 사람들이 가장 먼저 나라를 떠나게 될지 문득 궁금해졌다.
  • 인물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아니, 이유를 밝혀야 한다. 용식은 왜 그렇게까지 이기적으로 행동했을까? 그는 어린 시절 판자촌에서 찌든 가난과 함께 살았다. 취업하고서는 가난한 가족과의 연을 끊었다. 심지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도 혹여 자신에게 가족들이 의지할까 봐 모르는 채 했다. 그가 감염이 된 후 어린 아이처럼 엄마에게 데려다 달라고 했던 것은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다.
  • 석우와 상화가 감염이 된 후 떠올린 것은 갓 태어난 수안이를 안고 있던 기억, 그리고 서연이가 처음 태동하던 기억이었다. 그 기억들이 그들로 하여금 아름다운 이별을 하게 했다.
  • 왜 종길은 감염자들이 가득한 열차의 문을 열었을까? 언니인 인길과 전쟁 통에서도, 고아원에서도 손을 놓지 않았던 자매였다. 종길이 남편을 잃었을 때 인길은 빈 자리를 채워 준 고마운 언니였다.
  • 영국은 왜 진희를 피하지 않았을까? 사랑의 감정만으로 목숨을 내민 것은 아니었다. 어린 시절 영국을 괴롭히던 아이들을 막아준 것이 진희였다. 이번엔 영국이 진희를 지켜줘야 할 차례였다. 끝까지 지키지 못한 미안함에 영국은 떠나지 않았다.
  • 가장 의아했던 것이 석우의 어머니. 왜 증오심 가득한 말을 내뱉었을까? 보증 빚 때문에 가족을 버리고 자살을 택한 석우의 아버지에 대한 한이 있었을 것이다. 어머니의 미어지는 가슴은 아랑곳 않고 이혼을 택한 아들에 대한 한이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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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2]

 

연상호 감독님께 드리고 싶은 질문

아쉽게도 질문을 하지는 못했다. 언젠가 또 기회가 있겠지?

 

  • 배우들은 극 중에서 실명을 쓰는 경우가 드문 것 같습니다. 김수안양의 실명을 극 중에 쓰신 의도가 있나요?
  • 극 중 주요 인물들이 감염자가 되기 직전 하는 말들이 다양합니다. 각 인물에게는 사연이 있구요. 마지막 말들에 의미를 부여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 Visual Novel에서 그려지는 펀드 매니저 석우는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석우보다 좀 더 이기적입니다. 차이가 나는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Link 3. ‘연상호 감독의 취향 존중 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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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3]

Written by Chris Choi

July 24, 2016 at 11:3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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