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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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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에 관해 어렴풋이 알게 된 것은 대학 시절 철학 강의 때. 그 후 몇 권의 책과 영화를 통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5.18을 접하게 되었다. 영화 “택시 운전사”는 또 다른 결로 5.18을 다루고 있다.

 

 

[Video 1. 택시운전사 출처: 쇼박스 YouTube Channel]

 

소시민

‘택시운전사’인 김만섭 (송강호 배우님) 은 사글세 10만원을 벌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오른다. 오로지 돈을 위해서다. 하지만 그 돈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의 딸 은정이 (유은미 배우님) 를 위한 것이다. 속물이라 폄하할 수 없다. 그것이 소시민의 삶인 것을. 딸이 괴롭힘을 당해도 사글세를 내놓으라는 집주인 앞에서는 한 없이 작아진다.

이렇게 보니 송강호 배우님은 소시민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역할을 많이 맡으셨다. 이발사의 눈으로 본 박정희의 시대, “효자동 이발사”. 관상가의 눈으로 본 수양대군의 시대, “관상”. 직장인의 눈으로 본 사회의 고단함, “반칙왕”. 부정도 애틋하다. “관상”에서도, “효자동 이발사”에서도 그의 눈물은 멈출 줄을 모른다.

소시민이 바라보는 5.18이기에 사건을 측면에서 바라본다. 시위대가 군부대를 마주하고 보는 앵글은 찾아 보기 어렵다. 시각 또한 마찬가지다. 그들이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를 샅샅이 밝히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오히려 한 사람의 소시민도 그 자리에 함께 있을 수밖에 없었던 참담한 현실과, 함께였기에 나누었던 희망을 이야기한다.

 

곡의 노래

초반부와 후반부에는 김만섭이 노래를 부른다. 중반부에는 구재식 (류준열 배우님) 이 노래를 부른다. 극의 흐름을 세 곡으로 읽어볼 수 있다.

영화의 첫 장면. 김만섭은 남산 터널을 지나 한강을 건너며 조용필님의 “단발머리”를 흥얼거린다.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명곡. (나는 조용필님의 팬이다!) 만섭의 눈에 비친 서울의 풍경은 그랬다. 광주의 풍경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물론 서울에서도 시위는 끊이지 않았다.

무리는 가까스로 광주의 택시운전사인 황태술 (유해진 배우님) 의 집에 도착한다. 한 숨을 돌리자 만섭은 가수를 꿈꾸는 재식에게 노래 한 곡 해 보라고 말한다. 재식은 “나 어떡해”를 부른다. 기타음을 꾸밈음 삼아 못 부르는 노래를 부르는 그의 모습이 재미있다. 함께 웃는다. 그 날의 광주에도 웃음은 있었다. 함께였기에!

마지막 곡은 “제 3 한강교”. 가던 길을 재촉해 서울로 돌아갈지, 태워야 할 손님이 있는 광주로 되돌아갈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만섭이 부르던 곡. 주먹밥과 구두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것이 인생이다.

 

번의 탈출

만섭은 네 번의 탈출을 시도한다. 첫 번째 시도는 병원에 있는 아들을 찾아 나선 할머니로 인해 실패한다. 두 번째 시도는 퍼져 버린 자동차로 인해 실패한다. 세 번째는 ‘정의’로 인해 실패한다. 아니, 정의를 위해 포기한다.

 

형씨가 머시가 미안혀라. 나쁜 놈들은 저기 따로 있구만.”

택시운전사

 

택시운전사와 기자의 공통점이 있다. 손님이 있는 곳이면, 기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는 점이다. 잘못된 언론 보도를 믿으며 폭도, 빨갱이로 여기는 이들을 보며, 주먹밥을 보며 만섭은 광주로 다시 되돌아간다. 딸 다음으로 아끼는, 매일 커버를 씌우는 택시를 기꺼이 내놓는다.

 

No touch

카메라와 가족 사진. 카메라는 기자에게 가장 소중한 물건이다. 만섭에게는 가족이 가장 소중하다. 갈등이 첨예할 때 서로에게 ‘No touch’를 외쳤다. 하지만 어느 순간 카메라와 가족 사진을 통해 갈등이 해소된다.

 

신발

발에 맞지 않아 구겨 신은 신발.

시위가 끝난 뒤 주인 잃은 고무신들.

한 쪽이 벗겨진 재식의 피 묻은 운동화.

 

성장, 그리고 변호인

감독과 배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택시운전사”는 “변호인”을 떠올리게 한다. 단지 주연이 송강호 배우님이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 주인공의 성장이 참 닮았다. 그리고 그 성장을 돕고 방해하는 이들의 모습도 닮았다.

 

쉐끼, 얌마! 내는 대학 가봐 모르겄지만, 저거 공부하기 싫어 지랄뱅이 떠는 아이면, 뭔데? 쟤들 사는 세상은 데모 한다고 바뀌는 그런 말랑말랑한 세상이야? 내가 살아온 세상은 겁나 힘들었어. 세상이 데모로 바뀌어? 니미 뽕이다, .”

변호인

 

사우디로 보내서 고생해 봐야 우리나라가 얼마나 살기 좋은지 알지.”

택시운전사

 

송우석과 김만섭은 대학을 다니지 않았다. 고생길을 지나온 그들에게는 대학생들의 데모가 사치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사건을 통해 성장한다.

사복 조작 (최귀화 배우님) 은 차동영 (곽도원 배우님) 을 떠올리게 한다.

 

장훈 감독님

“의형제”와 “고지전”의 연출. 사회의 단면을 그리는 시도와 방향성이 인상적이다. 이번 영화도 그렇다.

“의형제”에서 제대로 역을 살린 고창석 배우님을 장훈 감독님의 영화에서 다시 보게 되어 반가웠다. 박혁권 배우님도 역시.

 

배우들

 

궁금한

  • 만섭의 자동차 번호는 ‘3151’이다. 3.1절과 18과 관련이 있는 번호일까?

 

역사를 쓴 두 분께 감사를 드린다.

Written by Chris Choi

August 7, 2017 at 2:28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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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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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꼽아 보니 꽤 여러 편이 된다. 『쉬리』, 『JSA』, 『코리아』, 『의형제』, 『용의자』 등. 한 편의 좋은 영화가 추가되었다. 김성훈 감독의 『공조』.

 

[Link 1. ‘용의자’]

 

꿍꿍이

위 영화들의 구도는 대체로 이렇다. 각자의 목적을 마음 속에 감춘 두 인물이 상황에 의해 물리적으로 한 팀이 된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최소한의 협로를 한다. 그러다 계기가 생겨 진심으로 협력하게 된다. 『공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로를 믿으라 하지만, 서로를 도청하고 비밀을 숨긴다. 상대의 꿍꿍이를 알아 챈다. 강진태 (유재진님) 는 정보를 갖고 있고, 임철령 (현빈님) 은 힘을 갖고 있다. 유리한 점을 이용해 앞서고 뒤선다.

 

동질감

대결 구도에만 집중하면 피로도가 높아진다. 하나로 엮어 미묘한 동질감을 이끌어낸다.

 

  • 북한은 감시 사회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300만개가 넘는 CCTV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 형사가 된 계기도 같다.
  • 가정을 소중히 여긴다.

 

이런 동질감이 어느 새 그들을 ‘우리’로 만든다. 결정적으로 그들이 하나가 된 것은 진심이다. 진심이 서로에게 통할 때, 그 간의 장애물은 허물어진다.

 

배우들

 

그리고

아이폰과 콜라.

[Video 1. ‘공조 예고편’ 출처: CJ Entertainment YouTube Channel]

Written by Chris Choi

February 6, 2017 at 12:13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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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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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Sully』를 보고 허를 찔렸다. 비행기가 아닌 사람에게 집중했기 때문이다. 유해진 주연의 『럭키』도 마찬가지였다. 나에게는 유해진 하면 『타짜』, 『타짜』 하면 유해진이었다. 당연히 코믹 영화일 것이라는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배우 유해진이 갖고 있는 특유의 진지함과 인간미가 고스란히 표현된 영화였다. 한 편의 굴곡 있는 에세이라 해도 틀리지 않은 것 같다.

 

[Link 1. ‘Sully’]

 

주연 배우 유해진

반갑다, 주연 배우 유해진! 『곡성』의 곽도원님, 『대배우』의 오달수님. 모두 반갑다. 120분의 러닝 타임을 끌고 갈 수 있는 충분한 호흡을 갖고 있는 분들임이 증명된 셈이다. 그들의 독특한 색깔이 영화 전반을 아우르는 작품들은 무언가 새로워 더 좋다.

 

[Link 2. ‘곡성]

 

타짜! 타짜! 타짜!

내가 손에 꼽는 영화 『타짜』. 첫 장면부터 『타짜 2』를 연상시킨다. 『타짜』에서 손을 다친 고광렬은 흰색 장갑을 끼고 다닌다. 『럭키』의 첫 장면에서 형욱 (유해진님) 은 비슷한 장갑을 낀다. (과한 해석임을 인정한다.) 『타짜 2』에서 유령 역을 소화했던 고준님도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었다.

 

[Link 3. ‘타짜 2’]

 

왕자와 거지

왕자가 한 순간에 거지가 된다. 거지가 한 순간에 왕자가 된다. 거지가 된 형욱이 사는 방, 『파이란』에서 강재 (최민식님) 와 경수 (공형진님) 이 사는 방은 저리 가라다. 그 곳을 형욱은 깨끗하게 정리한다. 투정 부릴 새가 없다. 어느 새 그 공간은 자신의 것이 되어 있었으니까. 그리고 신변을 일일이 확인하기 시작한다. 칼로 시작해 만난 요리, 주먹으로 시작해 만난 배우. 특히 배우가 되기 위해 체계적인 훈련을 하는 모습은 오히려 교훈적이다.

왕자와 거지 모두 사랑을 찾는다.

 

이준, 조윤희

『손님』에서 영화를 시작한 이준님의 연기는 인상적이었다. 조윤희님 매력적이다.

 

[Link 4. ‘손님]

Written by Chris Choi

October 18, 2016 at 12:1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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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비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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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수, 평점과 관계 없이 느즈막히 재미 있게 본 영화 “극비수사”. 김윤석과 유해진의 조합만으로도 볼 만한 영화. 그들의 연기력은 적어도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극비수사_Image 1.jpg

[Image 1]

 

‘형사’와 ‘도사’. ‘사’짜로 끝나는 두 글자. 감에 의존해야 하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형사는 거의 마지막까지 도사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다 마지막에는 협력하게 된다. 영화 “살인의 추억”과 닮은 듯 다른 모습이다.

실제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인맥과 비리에 찌든 조직이 수사를 망친다. 그 사이 유괴된 아이는 점점 더 멀어진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무관하다 할 수 없어서 더 씁쓸하다.

Written by Chris Choi

July 3, 2016 at 11:1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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