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Choi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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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에게 그림은 단 하나의 낙이다. 그림을 통해 한 소녀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의 Happy ending도 그림에 담기게 된다. 그러나 그것을 막는 것은 총이다.

이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는 화이가 집에 돌아와 다섯 명의 아빠를 만나는 장면이다. 다섯 아빠는 화이에게 모두 다른 의미이다. 범수 (박해준님) 는 함께 목욕을 가고 장난칠 수 있는 아빠다. 동범 (김성균) 은 웃으면서 화이에게 돈뭉치를 쥐어 준다. 기태 (조진웅님) 는 푸근하다. 진성 (장현성님) 은 어머니 같다. 화이는 유일하게 석태에게만 ‘아버지’라 부른다. 거리감이 있는 아빠다. 그러나 어린 시절 괴물을 본 공통점이 있다. 낳은 정도 중요하고, 기른 정도 중요해서일까. 시기라는, 범죄라는 좋지 않은 자양분을 흡수하며 자랐다는 것, 그로 인해 괴물에 시달렸다는 것, 그리고 범죄를 통해 괴물로부터 벗어났다는 것은 꼭 닮았다. 석태는 사랑하는 여자를 겁탈하고 집에 감금했으며, 온정을 베풀었던 형을 불구로 만들었다. 화이는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친부를 살해했다.

화이가 모든 아빠들을 죽이고 싶었지만, 오직 기태만은 죽이고 싶지 않았다. 탑에서 기태가 떨어지려고 하는 순간, 화이는 어떻게든 기태를 살리고 싶었다. 서로에게 따뜻함이 되었다. 기태는 살가운 아빠의 전형이다.

진성은 성격 상 섬세하게, 그리고 자신들과 다르게 화이를 키우고 싶어했다. 엄마 같은 아빠다.

동범은 자동차로 화이를 쫓을 때 기괴하게 웃는다.

Ending Credit을 보지 않고 나가는 관객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어지는 그림들이 내게는 영화의 결론을 담고 있는 듯 하다. 화이의 뿌리는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모두 온전히 자신의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장준환 + 김윤석. 이 호흡이 아니라면 과연 이 정도의 강도를 끌어낼 수 있었을까? 여진구, 장현성, 조진웅, 김성균, 박해준, 임지은. 최고의 조연들이다.

Written by Chris Choi

November 10, 2013 at 5:2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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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의 장면들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에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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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 생각했다. 어디서 많이 본 듯 했는데, 알고 보니 내가 좋아하는 『화차』,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에 출연했다. 특히 『화차』에서 사채업자 연기는 대단했다. 개인적으로는 […]

  4. […] [Link 1.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

    1987 | Chris Choi'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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