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Choi

Tech와 문화의 집약체, Netflix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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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Netflix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Startup Alliance가 주최한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2014’ Conference에서의 Eric Kim님의 강연이었습니다.

 

[Video 1.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Eric Kim” 출처: Startup Alliance YouTube Channel]

 

Eric Kim님은 Netflix에서 Software Engineer로 근무하셨고, Streamlyzer를 창업해 시청자들의 동영상 시청 경험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계십니다. Netflix가 제공하는 Streaming 서비스가 북미 Traffic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해 망 중립성 Net Neutrality 논란을 일으킬 정도로 성장세가 큰 기업이라는 말씀에 놀랐습니다. 매출의 10%에 이르는 엄청난 기술 투자를 하는 기업이라는 말씀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비록 Netflix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지만, 이 두 가지 사실만으로도 관심을 기울일 만한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Link 1. “실리콘밸리의 한국人 Bay Area K-Group 하이테크와 스타트업을 말하다!”]

 

Eric Kim님의 강연 이후로, Netflix에서 Senior Software engineer로 근무하고 계시는 전강훈 님의 두 차례 강연을 통해 Netflix의 Business와 핵심 역량, 그리고 Netflix만의 기업 문화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 회사에 방문해 주셔서 여러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었습니다. 이번 Silicon Valley 방문을 통해 Los Gatos에 위치한 Netflix Office에서 전강훈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Link 2. “Video Streaming 새로운 질서, Netflix 그리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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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1. Los Gatos의 Netflix 입구]

 

Corporate Culture: Freedom & Responsibility

전강훈님과의 대화는 Netflix의 기업 문화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Facebook의 COO인 Sheryl Sandberg가 ‘The most important document ever to come out of the Valley’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극찬했던 ‘Netflix Culture: Freedom & Responsibility’는 Netflix의 기업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꼭 한 번 읽어 봐야 할 문서입니다. 전강훈 님을 뵙기 전에 다시 한 번 읽어 보면서 한 가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Link 3. “최고와 혁신을 지향하는 기업 문화, Netflix Culture”]

 

Q: 실제로 Netflix 직원들이 ‘Netflix Culture’ 기록되어 있는 것과 같이 핵심 가치를 실행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100% 실행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95% 이상은 실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목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Netflix 기업 문화는자유와 책임 문화입니다. 회사는 구성원들에게 충분한 권한을 주며, 구성원들은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입니다. 조금 크게 보면 미국의 문화가 그렇습니다. 한국의 도로에는 유턴을 있는 곳이 표시되어 있는 반면, 미국의 도로에는 유턴을 없는 곳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별다른 표시가 없다면 유턴을 자유롭게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출장을 통해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에 다녀왔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2층 열차인 Caltrain과 시애틀의 경전철인 Link에는 개찰구가 없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무임 승차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대신 무임 승차가 적발되면 요금보다 훨씬 더 큰 금액을 벌금으로 지불해야 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시민의 자율성을 신뢰하는 문화를 보여 주는 사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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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2. 2층 열차인 Caltrain에는 개찰구가 없습니다.]

 

강한 것에 집중하기, 고객에 집중하기

Netflix의 핵심 전략 중 하나는 강한 것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강한 것에 집중해야 ‘Excellence’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IPO를 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사업 확장과 다각화 등을 통해 성장을 종용할 수도 있을 텐데, Netflix는 Video Streaming과 DVD 대여, 개인화 기반의 추천, 양질의 컨텐츠 확보, 해외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전략이 틀리지 않음을 실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Link 4. “맞춤 추천의 비법, Netflix”]

 

강한 것에 집중하는 Netflix의 전략은 앞으로도 성장의 여지가 크기 때문에, 고객의 경험 Customer experience 을 해치면서까지 광고를 포함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는 고객의 만족을 수익에 앞서 생각하는 Netflix의 철학을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낼 때도, 개발의 방향을 잡을 때도 고객의 만족은 항상 고려되어야 하는 우선 순위입니다. 소탈하며 실용적인 CEO인 Reed Hastings를 설득할 때도 고객의 만족도 향상이 전제되지 않은 의견은 통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잘 하는 일을 통한 성장에 집중하기 때문에 이윤은 사내 유보금을 쌓는 대신, 다시 기술과 컨텐츠 투자에 사용합니다. Amazon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이익을 쌓는 것보다는 서비스와 시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일 것입니다.

 

Netflix Engineers

점심 시간 즈음에 방문해서 전강훈님과 점심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제 눈에 띄는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유명한 Philz Coffee가 로비와 사무실 곳곳에 놓여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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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3. 로비와 사무실 곳곳에 놓여 있는 Philz Coffee]

 

주위를 둘러 보니 평균 연령이 다소 높아 보여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Q: Netflix 인턴 사원이나 신입 사원을 선발하지 않는다는 강연 내용이 생각납니다.

A: Netflix 전체 구성원의 3분의 1 가량이 엔지니어들입니다. 바로 성과를 있는 최고의 인재를 선발하며, 그러다 보니 Mentoring 있지만 별도의 사내 교육 코스는 없습니다. 처음 입사해서는 업무를 파악하는 많은 수고를 기울여야 합니다.

 

Netflix의 엔지니어들은 대부분 Los Gatos Office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여느 실리콘밸리의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Netflix도 Core Hour 외에는 근무 시간이 자유로운 편입니다. 다만 WFH Work From Home 보다는 같은 공간에서 대화로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이슈를 함께 해결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같은 공간에서 일하다 보니 Slack 같은 Communication tool에 대한 필요성은 높지 않은 듯 합니다.

한 주에 한 명씩  ‘On-call’을 담당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Netflix에서도 이슈는 발생할 수 있으며, Root cause를 잘 찾아야 합니다. 최고의 엔지니어들인 만큼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기 위해 재발 방지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슈는 Postmortem을 통해 공유됩니다.

 

Lab, VR

점심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을 둘러 보았습니다. 사무실 곳곳이 영화를 Theme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회의실 명을 영화에서 따오기도 했습니다. 기사에서만 보던 Netflix의 Lab을 구경해 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 종류의 모니터와 영상 기기들이 사무실 한 켠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신규 서비스의 테스트, 기기 별 테스트 등을 수행하는 곳인 듯 합니다. 마치 내가 일본의, 혹은 프랑스의 사용자가 된 것처럼 그들이 보게 되는 Netflix의 화면을 확인하고 테스트 해 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에 서비스를 시작한 일본 서비스에 접속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VR Virtual Reality 이었습니다. Oculus용 Netflix App을 잠시였지만 사용해 봤습니다. 마치 안락한 거실에 앉아서 Netflix를 시청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화면 이동이나 재생 등에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Netflix의 유명 Original Content 중 하나인 『Orange is the New Black』을 샘플로 시청했는데, 화면의 해상도가 아직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VR 시대에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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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4. Netflix의 Oculus App 출처: “John Carmack on Developing the Netflix App for Oculus”, The Netflix Tech Blog]

 

Hack Day

Netflix 방문 기념으로 전강훈님께 선물을 하나 받았습니다. 2015년 가을의 Hack Day를 기념하는 카드였습니다. 한 해에 두 차례 Netflix의 Hackathon이 진행됩니다. 주로 서비스 관련 개선점들이 Hack Day의 대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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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5. Hack Day 기념품]

 

200여 명이 75개 팀을 구성해 이틀 간 업무에 구애받지 않고 아이디어를 펼쳤습니다. Netflix의 Tech Blog에 소개된 아이디어들 중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아이디어가 하나 있었습니다. 사용자가 영화의 특정 구절을 말하면 음성 인식을 통해 그 구절이 나오는 장면으로 이동하는 것이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좋아하는 대사나 장면 하나쯤은 있게 마련입니다. 손쉽게 해당 장면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은 사용자에게 또 다른 종류의 Index를 제공하는 셈입니다.

 

[Video 2. “OK Netflix Hackday 2015”, Netflix Open Source YouTube Chan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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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6. Netflix Hack Day 출처: “Netflix Hack Day – Autumn 2015”, The Netflix Tech Blog]

 

로비에는 아름다운 트로피가 놓여 있습니다. 바로 Netflix가 Emmy Awards에서 수상한 트로피입니다. 2013년에 Video Streaming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House of Cards』로 수상했으며, 매년 수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TV 채널들이 수상하던 Emmy 상을 Netflix가 받는다는 것은 상징적인 일입니다. 미래의 TV의 모습을 Netflix는 그려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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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7. Emmy Awards 수상 트로피]

 

Netflix를 방문한 날 저녁에 전강훈님께서 Link를 몇 개 보내 주셨습니다. ‘KOBA World Media Forum 2015’ 등 Netflix의 서비스와 전략을 대외적으로 소개하시는 활동에 관한 자료들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에서 전강훈님께 Netflix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Written by Chris Choi

November 22, 2015 at 8:4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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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Respon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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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잘 읽었습니다. VR부분은 잘 되면 또다른 시장이 창출되지 않을까 하네요 🙂

    Jin

    November 23, 2015 at 8:57 am

    • 진영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만 더 발전하면 또 다른 세계가 VR 속에 들어갈 것 같아요.ㅎㅎ Microsoft 방문기도 사전에 공유 드릴게요.

      Chris Choi

      November 23, 2015 at 9:03 am

  3. […] [Link 3. “Tech와 문화의 집약체, Netflix 방문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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